'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기업 임원들은 28일 열린 WSJ의 '일자리 서밋'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올해 전 산업 노동 현장의 가장 큰 과제는 사무직 업무에서 빠르게 진화하는 AI의 역할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품기업 크래프트 하인즈의 최고인사책임자(CPO) 멜리사 워넥 부사장은 "AI는 차세대 혁명이며 되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AI가 블루칼라 일자리를 파괴하고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어 왔다.
그러나 최근 펜실베이니아대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연구 결과 블루칼라만이 아니라 창작 글쓰기부터 소프트웨어 코딩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일자리가 AI에 의해 어떤 형태로든 변화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WSJ은 소개했다.
대기업 임원들과 애널리스트들도 그런 변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챗GPT와 같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노동자들이 지루한 단순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 교육업체 코세라의 제프 마지온칼다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정치적 긴장, 경기침체 우려 등 혼란 속에서도 노동력을 개선할 기회가 있다면서 고용주와 노동자는 재교육과 숙련도 제고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인·구직 플랫폼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첨단기술에 정통하고 그런 기술이 열어줄 기회를 가장 먼저 이해하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들이 AI를 위협이 아니라 보상이 작은 업무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강점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하얏트 호텔의 CPO 말라이카 마이어스는 AI가 곧바로 노동자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AI를 활용해 고객이 좋아하는 와인 브랜드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와인 추천을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인사·노사담당 케이트 게보 부사장은 고객의 선호에 따라 통로 또는 창가 좌석을 지정하거나 빡빡한 연결편을 예약하려는 고객에게 다른 항공편을 제시하는 것처럼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에 AI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렇게 함으로써 직원들을 고객과 더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는 분야에 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I가 인간의 업무를 모두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이들은 밝혔다.
건강 관련 브랜드인 웨이트 와처스의 모회사 W인터네셔널의 시마 시스타니 CEO는 고객들의 감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는 기계가 제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워넥 부사장도 AI가 인간을 대체해 자동 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