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안에 공매도 전면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는 설명인데,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면 모처럼 모멘텀을 타고 있는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홍헌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 전면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복현 원장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혼란이 사라진다면 공매도 규제를 완화하겠다"며,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원장의 발언은 MSCI(모간스탠리 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증권업계 내부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160개 글로벌 금융회사로 구성된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는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공매도 금지가 전면 해제되기 이전까지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공매도 전면 해제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시가 폭락하자 지난 2020년 3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고, 이후 증시가 회복하면서 2021년 5월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해줬습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허용 가능성을 시사하자 개인투자자들은 벌써 반발하고 있습니다.
개인에게 불리한 공매도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고, 공매도가 전면 허용되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반응입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공매도 제도 개혁을 먼저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한 다음에 공매도 전면재개를 해야합니다. 1,400만 개인투자자 권익보호를 금융당국이 먼저 마련한 뒤, 공매도 전면재개가 답이라고 봅니다.]
각종 투자 관련 게시판에는 이 원장의 발언에 격앙된 개인투자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2차전지와 로봇주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지수는 선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침체와 은행 파산 등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개인들은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 외국인의 집중적인 공매도로 상승여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선진화와 여전히 불안한 장세, 제도개선이 우선이라는 개인투자자의 반발 속에 정부와 금융당국의 선택 결과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