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중국에서 내연기관차와 전기자동차 모두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27일 보도했다.
2017년부터 지속돼온 중국 당국의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보조금 지원과 자동차 구매세 감면 조치가 작년 말로 종료돼 지난 1월부터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내 상당수 자동차기업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모두 생산하는데, 토종업체인 둥펑자동차는 지난 6일부터 둥펑 시트로엥·푸조·닛산·펑선 등의 모델에 최대 9만위안(약 1천700만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둥펑자동차 본사가 있는 후베이성(省) 정부도 자동차 소비 촉진을 지원할 목적으로 신차 구매 때 보조금을 주고 있다.
한때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판매를 기록한 중국 토종 비야디(BYD)는 지난 10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쑹(宋) 플러스와 세단 씰 가격을 각각 6천888위안(약 131만원)과 8천888위안(약 169만원) 할인하고 있다.
창안자동차 역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두 한정된 기간에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 10만2천위안(약 1천930만)인 내연기관차의 경우 4만위안(약 756만원)을 싸게 팔기도 한다.
중국 체리(치루이·奇瑞)자동차는 100억위안 규모의 차 판촉 계획을 발표했고 베이징 현대자동차와 중국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SAIC)도 최근 가격 인하 경쟁에 가세했다.
차이신은 올해 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은 테슬라가 시작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6일 자사 모델Y와 모델3의 중국 내 판매가격을 6∼13.5%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상하이 공장에서 제조한 내수용 차량의 가격을 내린 것이다.
이로써 모델 3의 경우 최저가가 당초 26만5천900위안(약 4천900만원)에서 22만9천900위안(약 4천244만원)으로, 모델 Y는 28만8천900위안(약 5천334만원)에서 25만9천900위안(약 4천799만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모델 Y의 미국 시장 판매 최저가인 6만5천900달러(약 8천369만원)에 비하면 43% 낮아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모델 Y의 가격은 국가별로 다양하지만, 대체로 6만달러(약 7천619만원) 수준이고 한국에서는 8천499만9천원에 팔린다.
테슬라는 이 같은 가격 인하로 1월 중국 내 판매량이 6만6천51대로 작년 12월 판매량(5만5천796대)보다 18%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신은 지난 1월에 시작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에 이은 3월 내연기관차 할인 경쟁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 내 승용차 누적 판매량은 267만8천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줄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현재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에서 올 한해 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