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투자기업 10곳 중 4곳은 채용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답한 기업도 40%가 넘었다.
2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2022년 외국인투자기업 고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7∼9월 외국인투자기업 2천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40.4%가 근로자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59.6%였다. 상·하반기로 나눠보면 상반기에는 2곳 중 1곳(50%)이 인력을 채용했지만, 하반기에는 10곳 중 3곳(34.7%)만 채용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외투기업은 58.1%로 절반 이상이었지만, 채용 규모를 유지하거나 더 줄일 예정이라는 기업도 41.9%나 됐다.
지난해 채용 계획을 세운 외투기업의 총 채용 예정 인원은 1만1천268명(신입 8천613명, 경력 2천655명)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기업 1개사당 평균 5∼6명의 인력이 채용된 셈이다.
직종별로는 생산·단순직의 비중이 41.0%(4천619명)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판매직이 26.2%, 사무직이 23.3%였다. 전문직과 관리직은 각각 7.6%와 1.9%에 그쳤다.
외투기업들은 여전히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해 채용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채용을 하지 않은 외투기업들은 그 이유로 '한국의 내수 경기 침체'(19.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코로나로 국내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16.8%, 시장 성장 잠재력이 쇠퇴·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15.7%를 차지했다.
임금 체계와 고용 경직성도 외투기업의 채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외투기업들은 채용시 겪는 애로사항으로 복잡한 임금체계(20.6%)를 가장 많이 꼽았다. 고용 유연성 부족과 높은 임금 수준 때문에 채용을 망설인다는 기업도 각각 16.1%와 15.4%를 차지했다.
국내 고용 환경 전반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7.7%에 그쳤고, '보통'은 52.3%, '불만족'은 20.0%였다.
다만 보고서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최근 3년간 외투기업의 고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에 응한 외투기업 중 최근 3년간 채용을 진행하거나 계획한 기업은 2020년 34.8%, 2021년 47.0%, 2022년 59.6%로 계속해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용 인원으로 봐도 2020년 6천325명, 2021년 8천342명, 2022년 1만1천268명을 기록해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외투기업들은 채용 과정의 애로사항 해소에 필요한 정부의 인력 지원책으로 '인력 정보 제공'(28.0%)을 가장 많이 꼽았고, 임금 보조와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23.6%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외투기업 대상 채용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