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시장 영향력 확산에 호환 단말기 보급 속도가 변수로 떠오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 서비스를 위해 매장에 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를 구비하고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완료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결제 단말기 제조사들과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도 중·소규모 매장에서 애플페이 도입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프로모션 행사를 벌이고 있다.
애플페이를 원하는 시장 수요에 업체들이 일정 부분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22일 "(애플페이 출시 첫날인) 21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토큰'은 신용카드를 애플페이 기기에 등록할 때 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로, 등록한 카드 하나당 토큰 1개가 생성된다.
업계에서는 단말기 보급 속도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의 시장 영향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페이 도입은 온·오프라인 간편결제의 벽을 허문다는 데 의의가 있는데, 혁신적인 서비스가 확산하기 위해선 이용 경험 자체가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이달 24일 소셜미디어에 "결국 닭과 달걀의 문제일 뿐 한번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감이 붙는다"고 예상했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 애플페이·애플월렛 담당 부사장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애플페이를 출시했을 때 판매정보시스템(POS) 기준으로 NFC 커버리지가 3% 수준이었다"면서 "지금은 시장 점유율이 95%를 넘는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사례를 들며 단말기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바코드·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의 '매장결제' 서비스를 확산하기 위해 공격적인 단말기 영업활동을 벌였는데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는 대부분 입점했으나 확산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고, 중·소규모 매장에 진출하는 데는 다소간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업계 1위 네이버페이도 2019년부터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오프라인 가맹점은 12만 곳 수준이다.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결제 서비스로서 인정받으려면 이용자들이 '이거 돼요'라고 물어보지 않고 쓸 수 있어야 한다"면서 "리베이트 논란이 있어서 가맹점들이 자발적으로 교체 비용을 부담해야 할 텐데 이러면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