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에서 안보위협을 이유로 퇴출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고용하며 전방위 로비에 나서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틱톡은 전날 상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로비스트인 안키트 데사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 의원이던 2005년 10개월간 입법 보조 활동을 한 데사이는 인터넷 기술 및 콘텐츠 플랫폼 규제 관련 이슈에 대한 로비를 위해 고용됐다고 틱톡은 문서에서 밝혔다.
이 회사는 이달 초에는 컨설팅 회사인 SKDK를 고용했다. 아니타 던 현 백악관 선임고문이 창립자 중 한 명인 이 회사는 바이든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던 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 문제와 관련해 신뢰하는 조언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틱톡은 지난해 11월에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언론 비서관을 지낸 자말 브라운 전 국방부 수석 부대변인도 미국 내 정책 커뮤니케이션 관리 담당으로 채용한 바 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2019년부터 미국에서 로비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모두 1천350만 달러(약 175억3천만원)의 비용을 사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정치 관련 비용을 추적하는 초당파적인 플랫폼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이는 인터넷 회사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연방 로비 비용이다.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틱톡 등을 비롯한 자회사는 지난해의 경우 40명 정도의 로비스트에 540만 달러(약 70억1천만원)를 지불했다. 로비스트에는 전직 상원의원 등도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틱톡의 공공 정책팀에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원을 10년 정도 보좌한 마이클 블룸, 케빈 매카시 현 하원의장 밑에서 7년간 일한 프레디 반스도 근무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틱톡의 이런 전방위적인 입법 대응은 미국 정치권이 미국 내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입법 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나온 것이다.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를 출석시킨 가운데 전날 하원에서 개최된 틱톡 청문회에서도 여야 구분 없이 의원들은 '틱톡 때리기'에 나섰다.
앞서 백악관은 이달 초 상원에서 틱톡처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외국 정보통신기술이 미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막을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이례적으로 환영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당시 성명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우리가 오늘 직면한 위협에 대응하고 미래에 그런 위협이 등장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법이 통과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틱톡 청문회와 관련, "(틱톡의) CEO도 (청문회에서) 중국이 데이터 감시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 못했다"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원에서 틱톡 금지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