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 장악한 태국 노린다…현지 법인 첫 설립

입력 2023-03-24 13:09


현대자동차가 한국 자동차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24일 현대차와 현지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 모빌리티 타일랜드'라는 이름으로 태국 법인을 설립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정식으로 사업 활동을 한다.

태국 법인은 차량 판매, 마케팅, 애프터서비스(AS) 등을 직접 진행할 예정이다. 일단 판매에 집중하지만 향후 현지 생산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가 현지 업체 등을 통해 태국에 진입한 적은 있으나 자체 법인을 직접 설립한 것은 처음이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태국에서 철수한 현대차는 2007년 일본 자동차 판매업체인 쇼지츠와 현지업체인 아피코의 합작 법인을 통해 재진출했다. 그러나 관세 등의 영향으로 승합차 등 일부 모델만 출시하는 등의 한계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 시장은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장악하고 있다. 반면에 현재 태국 거리에서 세단 등 한국산 승용차는 찾기 어렵다.

현지 업체에 판매를 위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것은 태국과 동남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재규 현대차 태국법인장은 "태국은 동남아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상징성이 있다"며 "법인을 설립해 직접 진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집중해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재 동남아에는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단독으로 법인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태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면서 먼저 소형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를 선보였다. 22일 방콕 임팩트 국제전시장에서 개막한 방콕모터쇼에 스타케이저를 전시하고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2분기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를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열린 방콕모터쇼에 이어 이번 행사에도 전기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현지에서는 아이오닉5나 아이오닉6 등의 출시 가능성을 점치면서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진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태국 정부와 전기차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육성 정책으로 태국 전기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창청(GWM), BYD, HOZON 등 중국 전기차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테슬라 등이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