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과 지난해 상반기 분양 단지 중 부정청약 의심단지 50곳(2만352가구)을 대상으로 합동 실태 점검을 벌여 총 159건의 공급 질서 교란행위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22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의심사례 가운데 해당 지역 거주자 또는 무주택가구 구성원의 청약자격을 얻기 위해 주소지만 옮겨 청약하는 위장전입 사례가 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일례로 외손녀 A씨는 장애인인 외조모 B씨를 수도권에서 7년간 부양한 것으로 속이고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이후 B씨의 딸인 C씨(A씨의 모친)는 B씨를 수도권에서 3년간 부양한 것으로 조작해 '장애인 특별공급'을 또 받았다.
그러나 실제 B씨는 외손녀나 딸이 아닌 남편(A씨의 외조부)과 지방에서 거주중이었다. 각각 B씨의 주소지만 수도권으로 위장전입해 당첨된 것이다.
특별공급 횟수 제한이나 재당첨 제한을 피하기 위해 실제로는 함께 거주하면서 허위로 이혼한 뒤 청약하는 경우도 3건이 적발됐다.
부인 D씨는 세종에서 자신의 명의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된 뒤, 남편 E씨와 실제로는 한 집에 거주하면서 E씨가 두 자녀를 양육하는 형태로 위장이혼을 해 E씨가 다시 공공분양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청약해 당첨되기도 했다.
특별공급 당첨은 종류와 무관하게 세대별 1회로 한정돼, 위장이혼을 통해 재당첨 기회를 노린 것이다.
청약제한 사항을 회피하기위해 혼인(동거 및 자녀 양육)을 하고도 혼인신고 없이 별도 세대로 가장해 청약하는 부정청약도 6건이 적발됐다,
통장매매를 통한 불법 청약도 여전했다. 청약통장 매수자와 청약자가 짜고 금융인증서를 넘겨주는 등의 방식으로 대리청약·계약한 경우가 10건이었다.
특히 주택사업 주체가 당첨자와 공모해 가계약금(1천만원)을 받고 당첨된 동호수가 아닌 당첨자가 임의로 선택한 동호수(로열층)로 계약하게 하는 불법 공급 사례가 55건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분양시장 침체로 미분양·미계약이 늘면서 가계약금을 받은 사람에게 로열층을 임의분양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번에 적발된 159건의 공급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주택법 위반이 확정되면 형사처벌(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함께 해당 주택에 대해 계약 취소 및 환수 조처가 내려진다.
또 위반자는 향후 10년간 주택청약 자격을 제한하는 등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청약 현장에서 부정청약 건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미분양과 맞물려 사업주체의 불법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무순위 공급 등에 대한 점검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