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이사회 구성원 교체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17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오늘(17일) 오전 영풍빌딩 별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74년간 동업 관계를 이어온 최씨 일가(고려아연)·장씨 일가 (영풍) 두 창업자 가문 간에 경영권 분쟁으로 주총 당일 '표 대결' 장면이 연출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원만하게 마무리된 것이다.
고려아연이 추천한 이사 후보는 모두 주총을 통과해 이사진 11명 중 6명이 교체된다.
이번 달 임기가 만료되는 최창근 명예회장, 노진수 부회장, 백순흠 부사장을 대신해 박기덕 현 고려아연 사장, 박기원 온산제련소장이 각각 사내이사로, 최 회장의 사촌인 최내현 켐코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는 김보영 한양대 교수,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가, 감사위원은 서대원 BnH 세무법인 회장이 맡게됐다.
주총 결과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최씨 일가는 이사회에서 절반 이상의 의결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안건에서 찬성표는 압도적이었고, 장형진 영풍 고문도 서면 의결권 행사로 주총 전 찬성표를 던질 만큼 갈등 상황은 없었다"며 "최 회장과 장 고문의 이사회 임기가 끝나는 내년 주총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부터 고려아연 측은 LG와 한화를 우호 지분으로 끌어들이면서 영풍과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을 펼쳐왔다.
현재 고려아연 최대 주주는 주식회사 영풍(26.11%)으로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씨일가 지분을 합치면 32.4%가 된다.
2년 전 20%에도 못미친 최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은 최근 28.5%까지 늘어나 장씨일가와 격차가 3%포인트 내외로 좁혀졌다.
이날 사·내외이사 선임외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은 정관 변경,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등 6개 의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