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거물 "SVB·CS 사태는 일관성 없는 연준 정책 탓"

입력 2023-03-16 10:57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고문 엘 에리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지적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에리언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무너지고 크레디트 스위스(CS)까지 흔들리는 이유는 연준의 일관되지 못한 통화정책 때문"이라며 "연준이 자신들의 신뢰도를 스스로 훼손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엘 에리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플립 플롭(Flip Flop)' 통화정책이 금융 리스크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통화정책 수시로 변경하면서 이미 변동성이 극에 달한 시장에 금리 변동성까지 추가했다"면서 "연준이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연준이 한 발 뒤로 물러나서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파악한 뒤에 움직여야 했는데 시대에 뒤처진 통화정책에 집착해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지나치게 빠른 긴축 속도 때문에 시장이 무너지고 있고 결국 연준의 신뢰도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엘 에리언은 시장이 긴축 사이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연준이 시차를 뒀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 모두 통화정책에 적응하지 못해 SVB, CS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별 은행의 자산 관리 능력과 관리 감독이 소홀했던 점도 지적하면서 "이번 문제는 단순히 몇몇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훨씬 더 큰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SVB와 CS 사태의 후폭풍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에리언은 SVB, CS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인상 시기에는 사고가 불가피하고 지금 미국 은행은 예금이 보장되는 상태"라며 "은행 안정 문제는 별도의 방법으로 대응하고 인플레이션은 금리인상을 통해 계속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SVB에 이어 CS까지 파산설에 휘말리면서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동결할 것이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금리인상 동결 가능성은 오전 10시 50분(한국시간) 기준 전일 30%에서 46%까지 늘어났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