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3만원" 눈치게임 돌입한 프랜차이즈

입력 2023-03-14 19:01
수정 2023-03-14 19:01
꿈틀대는 치킨 가격
[앵커]

한 동안 잠잠하나 싶었던 치킨값이 다시 한 번 꿈틀 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치킨의 주재료인 생계 가격이 올초 불어닥친 한파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영향인데요.

소비자뿐 아니라, 물가 당국의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유오성 기자 입니다.

[기자]

도축장에서 바로 생산한 닭을 의미하는 생계의 최근 3개월 가격 추이입니다.

통상 2천 원대 중후반을 맴돌던 생계값은 3월 들어 3천 원을 넘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봐도 16%나 오른 건데, 생계값이 3천 원을 넘은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생계값이 이렇게나 오른 것은 올해 초 갑작스레 불어닥친 한파 영향이 컸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육계들이 폐사한데다, 알을 낳는 종계들이 평소보다 계란을 적게 낳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엔데믹을 맞아 외식을 하는 이들이 늘면서 닭고기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입니다.

[육계 업계 관계자 : 동절기에 추위가 있었잖아요. 추위로 인해서 병아리가 덜 나왔어요. 또 육계들도 폐사가 늘었고요. 그런데 3월부터는 엔데믹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수요가 올라간 부분이 있어요. 닭은 적게 나오고 수요는 있는 상태다 보니...]

생계값이 오르자 고민에 빠진 곳은 치킨 프랜차이즈 입니다.

치킨의 주재료인 생계값이 올라 매입 비용이 늘었지만, 물가 잡기에 나선 정부와 소비자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입장에서 그만큼을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전가하기 쉽지 않은 탓입니다.

생계값 뿐 만 아니라 원재료 값와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물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 어렵지만,

그렇다고 경쟁사보다 먼저 움직여 "치킨 3만원 시대를 열었다"는 여론의 뭇매는 피하고 싶다는 게 업계의 속내입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 : 최근 원가 인상률로 인해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가격 인상이 이슈가 되고 있으나 정부에서 가격 인상을 지양하는 형태라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가맹점 점주들의 주머니도 가벼워지고 있고..]

일각에선 물가 인상에 따른 고통을 일부 소비재 기업들만 감내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렇다해도 '국민간식' 치킨 값 인상은 기업들로선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