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세계가 지난 2018년 인수한 가구회사, 신세계까사에 잇따라 자금 수혈에 나섰습니다.
이 회사가 인수 뒤 줄곧 적자를 내면서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등 성장통이 길어지고 있어섭니다.
신세계까사가 언제쯤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 유통산업부 김예원 기자와 알아봅니다.
김 기자, 신세계까사가 10개월 만에 또 다시 자금 수혈에 나선거죠?
<기자>
네, 신세계그룹은 작년 4월에도 신세계까사에 200억 원을 출자했는데요.
1년간 총 600억 원 규모의 출자에 나서면서 신세계까사의 자금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해 가구업체들 상황이 다 어려웠죠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매출 2,681억 원, 영업손실 27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보다 16.5%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지난해 1분기 첫 분기흑자를 내며 연간 흑자 기대감이 커졌었는데,
주택 거래량이 줄면서 인테리어 수요가 급감한데다, 할인 판매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지난 정부 시절, 부동산 시장이 초호황일때도 적자를 냈다는 점에서 충분한 설명은 못됩니다.
<앵커> 적자가 지속됐나요?
<기자>
네. 신세계까사는 1982년 설립된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2018년에 신세계가 인수하며 신세계 그룹에 편입된 회사입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경영에 나선 뒤 첫 M&A를 한 작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까사미아는 인수 전만 해도 천억 원대의 매출과 매년 5~10% 영업이익률을 유지해오던 회사였는데요.
인수 이후 줄곧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때문에 신세계 전략의 실패 아니냐, 경영 능력 부족 아니냐, 다른데서 적자의 원인을 찾는 시각도 업계에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세계까사는 체질 개선을 위한 성장통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체질 개선을 위한 성장통은 무슨 뜻입니까?
<기자>
고급화 전략에 따라 점포 체질개선을 했다는 겁니다.
까사미아는 인수 당시 가두상권을 중심으로 72개의 매장을 운영중이었는데요.
실제 오프라인 매장 수는 지난해 104개까지 늘었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증가 폭이 크지 않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요. 지난해만 9개 매장 문을 닫고, 15개를 신규로 오픈했습니다.
기존에 까사미아가 운영하고 있던 오래된 점포, 적자 점포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많은 수의 매장을 신규로 오픈하고 있는 거죠.
또 신규 점포도 임대료가 비싼 백화점이나 주요 상권 중심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도, 인수 후 5년 내내 적자라면 체질개선이 너무 길어지는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인수 당시 경영 계획보다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신세계그룹은 까사미아를 인수할 당시 2023년까지 매출을 4,500억 원, 매장을 160여개까지 늘리겠단 목표를 밝힌 바 있는데요.
현재 매출은 2,600억 원 수준이고, 매장 수도 아직은 부족합니다.
가구산업이 업황변동이 크기도 한데다, 코로나 변수가 있었다고 하지만 예상보다 더디긴 합니다.
또 경쟁업체들이 리모델링, 건재 쪽으로도 힘을 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가구만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요.
신세계는 그래도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분석하는데요.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출점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겁니다.
브랜드 고급화라는 측면에서는 업계의 인정도 받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브랜드 고급화 전략이 언제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까요?
<기자>
인수 이후 유통망 확보, 조직 개편 등 시스템 정비 작업은 어느정도 마무리가 됐다는 입장이고요.
시장 업황이 좋지 않은만큼 큰 돈이 드는 출점은 다소 보수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그 대신 디자인 차별화를 올해 가장 큰 방향으로 잡고 있습니다.
인지도도 어느정도 높였고, 유통망도 구축했으니, 까사미아만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인데요.
이를 위해 최근 디자인담당에 상품운영 산하에 있던 MD팀을 통합하며 디자인팀 규모를 키웠습니다.
지난해 패브릭 소파 '캄포' 시리즈가 스테디셀러로 떠오르면서 매출에 큰 기여를 했죠.
올해는 침대와 침실 가구쪽에서 스테디셀러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단 계획이고요.
또, 올해 신세계까사는 김홍극 신임 대표체제로 변화했는데요. 김 대표는 과거 이마트 자체브랜드 노브랜드, 피코크, 일렉트로마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는 '상품통'으로 꼽히는 인물인데요.
올해부터 신세계까사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성 위주의 체질 개선 작업에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측은 조심스럽게 내년, 내후년엔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이가인, CG: 심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