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컬리·네이버와 '동맹'

입력 2023-03-10 17:45
수정 2023-03-10 17:45
컬리, CJ제일제당과 공동 상품 개발
연내 '컬리 온리' 상품 출시 계획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와 CJ제일제당이 손잡고 공동 상품 개발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이 주요 제품의 가격 결정권을 두고 쿠팡과 3개월 넘게 갈등을 겪는 가운데, 컬리와의 협력을 택했단 점에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컬리는 CJ제일제당과 지난 9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 협약(JBP)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협약에는 컬리의 김슬아 대표와 최재훈 최고커머스책임자, 서귀생 상품본부장과 CJ제일제당 김상익 식품한국사업총괄, 김현진 디지털사업본부장, 최자은 한국마케팅본부장, 임현동 이커머스세일즈 담당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양사는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업할 예정이다. 신선식품을 비롯해 가공식품, 가정간편식(HMR) 등 전반적인 식품 개발을 함께 진행한다. CJ제일제당의 상품 기획 시점부터 컬리 MD가 참여해 연내에 ‘컬리 온리’ 상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데이터 및 마케팅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양사가 보유한 판매 데이터와 식품 시장 분석 리포트 등을 공유해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유통과 생산, 물류·배송 역량과 인기 상품군(브랜드)을 각각 경쟁력으로 지닌 두 회사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컬리는 뛰어난 상품 큐레이션 역량뿐 아니라 풀콜드체인을 통한 샛별배송 서비스로 유명한 국내 대표 장보기 앱 ‘마켓컬리’를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등 글로벌 1등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식품 제조 기반도 갖추고 있다. 양사는 국내 식품 시장에서 두 회사의 각기 다른 경쟁력이 결합되면 의미 있는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식품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두 회사가 파트너십을 맺게 되어 기대가 크다"며 "1등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과의 협업을 통해 최상의 제품을 최선의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컬리와의 협력에 앞서 CJ제일제당은 네이버와도 손을 잡으면서 '제판(제조사·판매사) 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단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네이버 쇼핑이 운영하는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했다.

네이버 도착보장은 온라인 주문 기록과 물류사 재고 현황 등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상품 도착일을 보장해주는 서비스다. 이 중 내일 도착 서비스는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밤 12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익일 배송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쿠팡의 발주 중단 조치 이후 온라인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CJ제일제당은 네이버 쇼핑을 통해 햇반과 비비고 만두, 스팸 등 주요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