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준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기금운용본부의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금 운용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기금운용본부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기금운용위원들을 경력 10년 이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과거 경기 여건과 주식시장의 상황이 더 좋지 않고 인력도 훨씬 적었을 때보다도 수익률이 좋지 않으니 이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초창기 기금운용부로 출발…10년 만에 본부급으로 성장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첫 출발은 현재처럼 본부급 조직이 아닌 몇 명 안되는 인력이 있는 기금운용부로 출발했다.
1988년 국민연금 기금은 5000억 원 규모였기 때문에 운용에 있어 많은 인력이 필요치 않았다.
특히 적립금 대부분도 공공자금으로 예탁돼 공공 분야와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가 됐었다.
1988년에는 운용자금의 50%가 공공부문 사업에 투자됐고 1991년 기금관리기본법이 제정되고 난 뒤 공공 부문 비중은 더 늘어 1998년에는 최대 72%의 자금이 공공분야에 투자됐다.
이후 적립금 규모가 늘면서 1991년에는 자산관리부가 신설됐고 1995년에는 기금운용연구실이 설치됐다.
1996년에는 기금운용연구실이 국민연금연구센터로 개칭되고, 1998년에는 기금운용부가 실로 승격돼 조직이 4팀 26명이 됐다.
그리고 1998년 말 국민연금법이 개정되고 1999년 1월 공공자금기금관리법이 개정되면서 기금운용위원장이 재정경제부 장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바뀐다.
당시 의무예탁제도도 폐지되면서 투자의 자율성도 강화됐다.
이와 함께 6팀 40명으로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되면서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본부급 조직이 진용을 갖추게 된다.
이 시기부터 투자 방향이 공공 부문에서 금융시장 쪽으로 많이 바뀌게 된다.
투자 대상도 채권 위주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다변화되는데 기금의 규모가 커지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었지만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그만큼 채권이나 공공분야 등 안정적인 투자처의 매력이 줄어든 것도 투자 대상 다변화의 배경이 됐다.
40명에서 365명으로 커진 본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력은 현재 365명이다. 1999년 설립 초기 40명이었으니 그때보다 9배로 커진 셈이다.
인력이 늘면 인건비와 관리비 등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실제로 2017년 6,150억 원이었던 기금운용본부의 관리운영비는 2022년 7,920억 원으로 5년새 29% 가량 늘었다.
하지만 그동안 벌어들인 수익을 생각하면 효율성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조성·지출·적립 현황 자료를 보면 연금보험료와 국고보조금 수익을 빼고 기금을 투자해 벌어들이는 순수한 운용수익은 2017년 16.1조 원에서 2022년 26조 원으로 5년새 61% 정도가 증가했다.
인건비와 운용보수, 수수료 비용 등을 합한 관리운영비의 증가폭(29%)보다 2배 정도 크다.
이만하면 수익률 문제로 조직개편과 인력 전문화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내부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연기금의 수익률은 총수익에서 총비용을 뺀 값을 운용 평잔으로 나눠서 산출하는데 이때 총비용에는 매매 손실과 평가손실, 거래비용, 운용보수, 수수료 비용 등 투자 관련 비용뿐 아니라 인건비와 건물 상각 비용 등도 포함된다.
다시 말해 본부 내 인력이 늘어 인건비가 많이 들거나 위탁 투자할 때 드는 비용이나 수수료 등이 늘어나면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회계자료에서 보이는 대로 인건비를 포함한 관리운용비보다 벌어들인 수익금이 훨씬 많이 늘었다.
투자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인력이 늘었음에도 연기금의 수익률이 과거보다 좋지 않은 것이 조직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은 아닌것이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