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화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남긴 매파 발언의 여파가 꽤나 컸다지만, 그래도 어제 105선 중후반까지 도달했으니, 이만하면 달러화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볼 수가 있겠죠? 파월 의장발 충격도 조금씩 가시고 있습니다. 2거래일째 고공행진하던 달러화가 오늘은 105선 초입까지 후퇴하는 등,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마냥 견실한 줄로만 알았던 미국의 노동시장이 약간은 약화 조짐을 보인 것도 달러화의 약세에 한 몫을 했습니다. 지난 4일로 끝난,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 1,000건으로 집계돼, 시장의 예상치도 훌쩍 웃돈데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후 10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달러화의 추이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0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고용과 14일에 공개되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 CPI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고용지표와 관련해서는, 고용의 절대 수준과 함께 시간당 임금 상승세가 주요 관전 대목으로 지목됐습니다. 고용지표 자체가 양호하더라도, 임금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온다면, 임금 주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망치를 좀 살펴보자면, 일단 실업률은 3.4%로, 그리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0.3% 증가로, 둘 모두 지난달과 비슷하게 유지될 것 같다고 하고요, 지난 1월에 계절 조정의 영향으로 이례적으로 51만 7,000개가 증가했던 비농업 일자리 자체는, 2월 들어서는 22만 5,000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반으로 줄어든 것 같지만, 1월에는 특수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2월 수치가 시장의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금리 인상 기조는 배제할 수 없게 됩니다.
< 엔화 >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가시화되자, 미국의 2년물 국채금리가 즉각 5% 아래로 떨어졌고요,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도 3.9%대 초반까지 빠졌습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와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엔화는 어제의 약세 흐름을 지우고 강세로 전환됐습니다. 또, 최근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 청산에 나선 것도 엔화의 강세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거기다, 오늘은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결정회의 결과가 나오는 날인데요, 구로다 하루히코 현 일본은행 총재의 임기 막바지에 열리는 회의라,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을 것 같다는 느슨함이 전반적으로 작용하고는 있지만, 후임 총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깜짝 정책 변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도, 엔화의 강세를 촉발시킨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 위안화 >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점차 완화되고 있습니다.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 CPI는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해, 당초 생각했던 1.7% 상승을 하회했습니다. 거기다 전월 대비로는 0.5% 하락했습니다.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여줬는데요, 춘제가 지나, 돼지고기 등 식품 소비는 줄어든 반면, 공급은 정상화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 유로화, 파운드화 > 유로화는 어제, 3가지의 숫자를 동시에 받아들이며 등락을 거듭했죠?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 GDP와 독일의 1월 소매판매, 그리고 독일의 1월 산업생산이 바로 그것들이었습니다. 일단 요 며칠 간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그 어떠한 이유보다 연준의 강경 긴축 기조를 주시하는 시선이 기저에 짙게 드리워져, 자꾸만 두 통화를 약세로 끌어내렸었는데요, 달러화가 이 사실을 어느정도 다 소화하며 약보합으로 후퇴한 가운데, 유로화와 파운드화도 추가적인 약세가 제한됐습니다.
< 캐나다 달러화 > 캐나다가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을 중단했습니다. 캐나다은행은 이미 지난 1월, 과도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조건부로 금리 인상을 멈출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전적이 있는데요, 이제 실제로 금리를 동결한 겁니다. 이후 당연히, 캐나다달러화는 약세권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캐나다은행은 지난해 초, 0.25% 수준에 머물렀던 기준금리를 올해 초, 4.5%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려 1%p, 즉 100베이시스 포인트의 금리 인상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따라 캐나다의 물가 상황은 점차 개선돼 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캐나다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4.5%에서 4%까지 내릴 것으로도 보고 있습니다.
< 국제유가 >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보고 이후, 강달러 현상이 일시적으로 누그러져 유가는 하락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는 유력하죠? 언제든지 달러화가 올라갈 수 있기에, 유가 상승에 대한 이유는 꾸준히 잔존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내 원유 수요 역시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 1월과 2월의 중국 내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지만, 전문가들은 1월보다 2월에 원유 수입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 자체가 원유 수요 반등의 신호라고 진단했습니다.
< 천연가스 > 온화한 날씨에 더해 충분한 가스 재고까지 더해져 천연가스는 또 한 번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에 따르면, 지난 24일로 끝난,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는 2조 1,140억 입방피트로, 전년 동기 대비보다 거의 4배 많고, 5년 평균치보다도 6배 가량 많다고 전했습니다.
< 곡물 > 원목이 2% 가까이 상승 탄력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65%에서 더 올라, 6.73%에 도달했기 때문인데요, 7% 근접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협정의 재계약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요 곡물들 모두 하락세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로이터 통신은 주요 설탕 생산국인 인도의 생산량 감소와 주요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의 항구 혼선으로 인해, 설탕이 1%대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 금속 > 달러가 힘을 잃자, 금이 오랜만에 1% 가까운 상승불을 켰습니다. 금과 함께 은, 팔라듐, 백금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관련해 마켓워치는 백금이 3년 만에 처음으로 공급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수소 연료 전지에 사용되는 백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며, 백금 가격의 급등이 예측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상 폭 확대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구리가 연일 하방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 암호화폐 > FTX 파산 이후 잠잠하던 암호화폐 시장이었는데, 대규모 인출 사태의 공포를 맞닥뜨렸던, 미국 암호화폐 은행, 실버게이트가 결국 파산합니다. 뱅크런 이야기가 나온지 6일만인데요, 연례 보고서 제출 지연은 즉각적인 규제 단속 때문이라고 설명했던 실버게이트지만, 결국 이렇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