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최종금리 상향과 빅스텝 가능성을 동시에 언급했습니다.
GO WEST, 조연 기자와 함께 파월 의장의 발언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 기자. 파월 의장이 매파적 성향을 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만, 시장 예상보다도 더 강하고 확고한 발언이 나왔습니다.
3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기자>
파월 연준 의장이 공식적으로 0.5%포인트, 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물론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를 더 봐야겠지만, '연준은 빅스텝을 취할 준비를 마쳤다'고 발언했는데요.
파월 의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최근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최종 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더 빠른 긴축이 타당하다고 가리킨다면 우리는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됐습니다.]
<앵커>
파월 의장이 준비해 온 발언문 아닙니까. 작심하고 준비한 것 같아요.
<기자>
네. 파월 의장은 평소 절제된 톤으로 제한된 언급에 나서는데 이례적이죠.
물론 월가에서도 50bp 금리 인상 예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연준이 인상 폭을 25bp로 낮춘만큼 이 속도를 유지하며 필요하다면 인상 기간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지난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25bp 인상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고요.
그런데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전날 까지만 해도 31% 였던 50bp 인상 가능성이 파월 의장 발언 후 73%까지 두배 이상 뛰었습니다. (CME 페드워치) 한달 전만해도 9%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파월 의장은 3월 FOMC 전 "두세개의 중요한 지표가 있다"며, 이를 보고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는데요.
당장 이번 금요일(10일) 나오는 2월 고용보고서가 있죠. 이번 파월 발언의 수위가 높아진 것도 바로 50만명 급증했던 1월 고용보고서가 발단이었습니다. 2월은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월가에서는 22만5천명 증가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 14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고 15일에는 소매판매, 그리고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됩니다. 지표에 따른 증시 변동성도 당분간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더 높은 수준을 시사했습니다. 이번 3월 FOMC에서 점도표가 중요해질 텐데요.
<기자>
네. 파월 의장 주요 발언을 좀 더 살펴보면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길은 멀고 평탄치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과도하게 긴축했다고 보여주는 지표는 없다. 최종금리 수준은 이전 전망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 주택에서의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지만, 주택을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 여건도 완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마지막으로 "역사는 조기에 정책 완화하는 것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종금리는 더 높은 수준, 그리고 높은 금리가 상당히 오랜 기간 이어질 것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에 월가에서도 최종금리 수준이 5%대 중후반 또는 6% 이상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치를 수정하는 모습입니다.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채권 CIO는 "인플레 2%를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6%로 올린 뒤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파월 의장이 더 높은 금리 수준을 강조하면서 이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상원 청문회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고요.
<기자>
네. 파월 의장이 2%대 인플레이션 목표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자, 존 케네디 상원의원(공화당)이 "그러면 실업률은 10%대까지 높아진다"고 주장했는데요.
지금의 연준 정책으로 물가도 잡고 연착륙도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불가하다 지적한 것이죠.
이 논쟁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 비난하려는 게 아닙니다만, 경제를 둔화시킨다는 것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아닙니다. 연준은 물가 안정을 되찾으려는 겁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 역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6.4%에서 4.4%로 낮추기 위해서는 실업률이 7%까지 높아져야 하지 않습니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기록상 그렇습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 인플레이션이 2.2%까지 낮아지려면, 역사와 불변의 사실에 근거해, 실업률은 10.6%까지 올라야 합니다. 안 그런가요? ]
여기서 파월 의장은 실업률 숫자를 높이려는게 아니라 공급과 수요를 재조정하려는 거라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민주당)도 "추가 금리 인상은 수백만의 실업자만 양산할 뿐, 인플레이션을 식히는 데 별 효과가 없다"며 "사람들의 삶으로 도박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백악관에서도 "연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만, 한달 지표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장 표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투자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월가에서는 어떤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공격적인 전략보다는 보수적인 운용을 조언하고 있는데요.
먼저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미 증시가 지난해 10월의 최저점을 다시 시험할 것"이라며 "기술주가 추가 20%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요.
켄 그리핀 시타델 CEO도 "올해 말이나 내년초까지 미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며 시타델 역시 경기침체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주식시장에서 시타델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원자재 투자였죠.
HSBC 자산운용도 주식과 회사채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고 했고, 베르덴스캐피털은 "현금이나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을 추천했습니다.
자산운용사 랜스버그의 CIO도 "1년에서 3년 만기 단기물 채권 투자가 유리하고, 기술주 중 수익성 없는 기업들보다 유나이티드헬스 같은 제약주가 낫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찰스 슈왑의 부사장은 "연준은 줄곧 매파적이긴 했지만, 이번주 고용보고서에 따라 이 모든 시장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연준이 빅스텝을 밟으면,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집니다. 한국은행에게 압박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7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미 금리 격차 자체는 환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는데요.
물론 이론적으론 그렇지만, 1.75%p 격차는 23년만에 최대 수준이거든요.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의 위험이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FOMC가 끝난 뒤 4월 금통위까지 2주 좀 넘는 시간이 있으니 이 기간 외환시장 여파 주목됩니다.
지난 금통위에서도 금통위원 중 5명이 "최종금리 3.75% 가능성 열어둔다"는 의견을 냈고 과거 이 총재도 한은이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상 종료하긴 어렵다고 했던 만큼,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