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라즈마가 인도네시아에 혈액제제 플랜트 기술을 수출, 3,000억 원 수준의 관련 공장을 짓는다.
SK플라즈마는 8일 인도네시아 보건부로부터 공장 건설과 관련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이어진 대한민국 보건복지부와 주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관의 협업을 통해 이룬 성과다. 정부와 민간 기업이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위탁생산, 기술수출, EPC, 현지 운영 등 외국 정부의 포괄적 사업권 낙찰을 거둔 첫 사례기도 하다.
보건복지부는 한-인니 보건의료 워킹 그룹 의제 채택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보건부와의 범정부 차원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추진 및 수주를 지원했다.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 제조·설비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혈액제제 제조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한 국가를 대상으로 플랜트 기술 수출을 추진해 왔으며, 이번에 성사된 플랜트 수출 규모는 약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3,000억 원 수준)다.
건설될 SK플라즈마의 혈액제제 공장은 연간 100만리터의 원료 혈장을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혈액제제 자급화가 가능해져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혈액제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주변국으로의 시장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혈액제제는 혈액을 원료로 한 의약품으로 혈액 내 성분을 분획, 정제해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의약품의 형태로 제조된다. 과다 출혈에 따른 쇼크, 선천성 면역결핍질환, 혈우병 등 다양한 분야의 필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전쟁, 지진 등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는 알부민이나 면역글로불린 같은 혈액제제가 광범위하게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기도 하다.
SK플라즈마는 SK 에코엔지니어링과 함께 EPCM(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and Management) 형태로 공장을 건설하고 혈장 분획과 관련한 기술도 함께 이전할 계획이다. 부지 선정과 기본 설계는 미리 완료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SK플라즈마는 현지에 합작투자회사(JV)를 설립해 공장 운영을 포함해 사업권·생산·판매 등을 담당할 예정이며, 현지화 이후에는 인도네시아 관련 규정에 따라 독점적 공급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JV의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SK플라즈마는 혈액제 관련 기술의 이전 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오 제품(Life science) 영역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플라즈마의 JV는 연 3,000억원 규모의 다국적기업의 혈액제제 대체와 함께 현지 제약사 기준 5위 내로 진입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SK플라즈마가 브라질, NATO, 싱가포르, 등에 혈액제제 사업 수주를 성공적으로 해내면서 인정받은 기술력과 적극적인 기술이전 의지를 인도네시아 정부가 높게 평가했다"며 "현재 수입되는 혈액제제 전량을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혈장으로 생산해 국민들에게 WHO 필수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혈액제제를 100% 수입에 의존하며, 1조 1500억 인도네시아 루피아(한화 약 984억원) 정도의 시장을 가지고 있다.
김승주 SK플라즈마 대표는 "이번 공장 증설은 자체적으로 혈액제제 개발, 제조 인프라를 보유하지 못한 국가에 기술 이전을 함으로써 ESG 실현과 사업성을 함께 꾀한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증진하면서도 친환경 설계 같은 최신 노하우를 이전하는 등 ESG 기반의 전략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