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의 애플 '재발견?'…"서비스 부문 성장 간과" [GO WEST]

입력 2023-03-07 19:20
수정 2023-03-07 19:20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골드만삭스가 뉴욕증시의 대장주 애플에 대해서 매수 리포트를 냈습니다. "시장이 놓치고 있는 게 있다"고 했다고요.

<기자>

네. 골드만삭스가 애플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주요 제품군의 수요 감소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매수' 추천 보고서를 냈습니다.

애플의 목표 주가는 199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현 주가에서 30% 넘게 더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보고서를 낸 골드만삭스의 마이클 응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제품 수요 성장 둔화에 잘못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고급화 전략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갖고 있는 만큼 애플이 (경쟁사 대비) 유리한 입지"이며, 특히 "서비스 부문이 앞으로 애플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응 애널리스트가 주목한 서비스 부문은 앱스토어를 비롯해서 애플TV와 애플 뮤직, 피트니스 등이 포함되는데요. 이 부문의 성장이 애플 제품의 수요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 부문의 성장은 결국 애플 제품을 다시 소비하게 만드는 선순환 고리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골드만삭스하면 월가의 대표적인 애플의 'Bear(곰.약세론자)'로 꼽힙니다. 애플의 주가가 한창 오를때도 '셀(Sell·매도) 리포트'를 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이번 보고서가 이슈가 되는 것은 이제껏 골드만삭스가 애플에 대해서 상당히 오랜 기간 부정적인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메가캡 중에서도 대장주인 애플에 대해 골드만삭스가 매수 리포트를 냈던 것은 2017년이 끝입니다.

2018년에 중립으로 바꾸고 이후 목표가를 낮추는 등 부정적인 뷰를 계속 내다가 2020년에는 '매도 리포트'를 내죠.

그런데 이후 애플의 주가가 한 70% 정도 오르거든요. 그랬더니 '애플 주가 오를 게 아니다. 지금이라도 팔아라' 자신들의 근거를 설명하는 셀 리포트를 또 다시 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한 해가 지나서야 "우리가 애플에 대해 틀렸었다(We were wrong about Apple)"라며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변경하는데, 목표가는 또 당시 주가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했었거든요. 주가는 고평가되었다 본거죠.

이 그래프를 보면 골드만삭스의 마지막 '매수' 추천 이후 애플 주가는 무려 300%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60%정도 오른 것을 비교하면 큰 성장이죠.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선 "늦어도 너무 늦은 '매수' 추천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골드만삭스에서 애플 커버를 주도적으로 했던 로드 홀 애널리스트가 지난해 은퇴하고, 새로 맡게 된 마이클 응이 자신의 커버 시작을 알리는 보고서를 내면서 드디어 뷰를 바꾼 것입니다.

<앵커>

골드만삭스, 지난번에는 엔비디아에 대해서 "우리가 잘못 평가했다" 반성문을 쓰더니, 이번에 애플까지.. 재평가의 시간인가 봅니다.

그런데 '애플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이야기이고, 결국 뷰를 대대적으로 바꾼것은 애플의 서비스 사업이 앞으로 큰 돈을 벌어줄 거라 본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최근 실적을 보면 지난 분기 매출은 1171억 54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5% 줄었었죠.

이 중 제품 매출이 963억 8800만달러, 서비스 매출은 207억 6600만달러였습니다. 비중으로 보면 제품이 82%, 서비스가 18%에 불과한 것이죠.

아직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이 20%가 안되지만, 2019년에 비교해보면 성장세가 눈에 띄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 성장이 앞으로 5년간 11%의 연간 성장률(CAGR)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는 제품 부문의 매출 증가율 7%보다 높은 수준이죠.

지난 한 해로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 집계해보면 794억 달러 규모인데요.(자료: 핀볼드) 이는 인텔의 한 해 매출(630억 달러)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넷플릭스도 지난해 매출 316억 달러로 애플 서비스 절반 수준이고요.

물론 앱스토어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만, 앞으로 TV와 뮤직, 피트니스 등의 구독 비즈니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사실 시장에서 기다리는 진짜 'Apple as a Service(AaaS)'는 아이폰 같은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입니다.

<앵커>

아이폰 구독 서비스는 지난해 내내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끝내 연내 출시는 안됐습니다.

할부서비스와 달리 고정 요금으로 계속 최신 아이폰을 쓸 수 있게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사용자가 기기를 할부 구매하는 형태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고정 요금으로 기기를 대여하는 형태인데요.

구독 서비스는 원래 지난해에서 또 올해 초로 출시 예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장기간 대출을 제공해주는 월단위 할부프로그램(Apple Pay Monthly Installments) 개발과 연결되어서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는데요.

미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이미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크롬북이나 펠로톤의 자전거 렌탈과 운동강습 프로그램 등 구독 상품이 있죠.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시작으로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포함한 주요 기기들을 엮어서 여러 구독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애플에 대한 월가의 평가를 종합해서 보죠.

골드만삭스 외에도 모건스탠리가 애플을 '최선호주'로 주목했다고요?

<기자>

네. 모건스탠리도 애플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는데요. 앞으로 12개월 목표주가는 기존 175달러에서 180달러로 소폭 올렸고, 중기적으로는 23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에릭 우드링 애널리스트는 5가지 모멘텀을 꼽았는데요.

먼저 새 아이폰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수요와 소비자들의 지출 회복세로 아이폰 판매 증가를 기대했고요. 또 골드만이 주목한 서비스 부문 성장의 가속화, 그리고 아이폰15와 VR 헤드셋, 웨어러블 등 신제품 출시 효과, 마지막으로 역시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 도입 가능성을 애플의 '넥스트 모멘텀'으로 주목했습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AI 열풍의 수혜주로도 애플을 꼽았고요.

그리고 월가 IB들이 최근 제시한 목표가들을 보자면 제프리스가 195달러, UBS는 180달러, 에버코어는 190달러를 제시하는 등 최근 부진한 실적에도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는 추세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