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석탄공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 외교' 일환으로 투자했던 몽골 탄광을 올해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281억원을 투자했는데,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석탄공사 예상대로 팔아도 받을 수 있는 돈이 8억원에 불과합니다.
이지효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한석탄공사는 2010년 코스닥 상장사 엔알디(현 비엘팜텍)와 몽골 훗고르탄광 지분 51%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인수 금액은 1,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8억원. 여기에 운영 자금 등을 포함해 석탄공사가 지금까지 쓴 돈은 281억 4,300만원에 달합니다.
이 탄광은 개발 초기부터 판매할 거래처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다가 2016년부터는 아예 휴광 중입니다.
한국경제TV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올해 훗고르탄광 매각을 추진합니다.
당시 훗고르탄광에 공동으로 투자했던 비엘팜텍 역시 이번 매각에 동의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내부에서 판단한 매각 가치는 8억 7,000만원. 281억원을 쓰고, 3%도 안되는 단돈 8억원에 팔겠다는 계획을 잡은 겁니다.
2010년 투자 당시 석탄공사는 5년 내에 투자금을 회수할 거라고 봤지만, 지금까지 수익은 전무합니다.
자체 보고서에도 "수출 판매가 어려웠음에도 초기 사업성 평가에는 판매량을 과다 예상했다" "품질이 제철용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고 실토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 외교의 일환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지만, 수백억 원의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 최소한의 경제성 검토도 없었던 셈입니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탈석탄' 기조로 앞으로도 매각처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석탄공사는 2014년부터 캐나다, 홍콩, 호주, 중국 업체 등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석탄공사는 지분 100%를 정부가 소유한 공기업으로 현재 자본 잠식 상태입니다. 해마다 적자 폭이 늘어 2021년 기준 1조 2,923억원에 달합니다.
정부가 가격을 제한하고 있어 연탄을 공급하는 석탄공사는 '팔면 팔수록 손해'입니다. 사실상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패가 예견된 무리한 투자로 떠안은 빚까지, 모두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영상취재:김성오, 영상편집:강다림, CG:유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