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42% 급감…車·배터리는 역대 최대

입력 2023-03-01 13:57


지난달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1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적자폭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심화되는 반면, 자동차와 이차전지 분야 수출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덕분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월 무역수지는 53억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12개월째 적자다. 1년 전보다 수출이 7.5% 감소하고, 수입이 3.5% 늘었다.

전 세계 수요 둔화로 수출은 거의 대부분 품목에서 1년 전보다 감소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42.5%나 크게 줄었다.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라 가격 하락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D램 고정가격은 작년 1분기 3.41달러에서 올해 2월 1.81달러로 낮아진 상태다. 그밖에도 디스플레이 40.9%, 컴퓨터 66.4% 등 IT관련 품목들의 수출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렇게 반도체와 IT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자동차와 이차전지 분야는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2월 자동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7.1% 늘어난 56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된데다, 친환경차와 SUV 같은 고부가가치 신차가 출시되면서 판매호조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8억7천만달러 수출액을 기록한 이차전지(25.1%↑)와 44억5천만달러를 기록한 일반기계(13%↑) 분야는 2월 기준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거뒀다. 일반기계는 미국과 EU, 중동 등 인프라 투자와 기업 설비투자가 확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6개월만에 수출이 개선됐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동절기 수요에 따른 에너지 수입이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하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확정한 범정부 수출확대 전략을 최대한 신속히 이행하는 등 총력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정부 수출확대 전략에는 이차전지와 전기차 같은 신성장제조업에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지원을 확대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유화 분야에 투자세액공제 상향, 인력양성, 펀드 조성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