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러시아 해체'를 목표로 둔 군사 동맹이라고 비난하며 영국과 프랑스 등 나토 회원국의 핵 능력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어떤 핵무기를 지녔는지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미·러 간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하며 언급한 대목이다.
자국에 적대적인 서방국가들의 전반적 핵능력을 함께 논의하지 않고 미국과의 핵 군축만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타스·로이터 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국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수백억 달러의 무기를 보내고 있으며 이건 진정한 전쟁 참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목표는 러시아 연방을 해체하는 것"이라며 "나토는 스스로 정치 동맹이 아니라 군사 동맹이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등 미국 외에 나토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을 거론하면서 "주요 나토 회원국이 우리에게 전략적 패배를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그 나라들의 핵 능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나토가 우리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과 관련해 성명을 내면서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아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들이 논의에 참여하게 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협정으로, 양국이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협정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정연설을 통해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