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인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등에 대한 광범위한 대규모 제재 조치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인프라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를 위반한 러시아와 제3국 기업들에 대한 수출통제 등 제재와 러시아산 금속·광물·화학물질 등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 등도 포함됐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등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무부와 재무부 등은 우선 200명 이상의 개인 및 단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60여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우크라이나 영토 불법 관리 등이 그 이유다.
여기에는 러시아 정부 장관 및 정부 고위관리, 주지사 등과 함께 러시아가 불법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당국을 대신해 통치하는 개인 6명 등이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또 ▲ 러시아의 정보수집 능력과 관련된 첨단 기술 부분 개인 4명 및 단체 22곳 ▲ 러시아 핵무기 개발·운영 관련된 기업 3곳 ▲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불법 통제에 관여한 개인 등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국무부는 이와 별개로 러시아군 인사 등 1천219명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내렸다. 또 우크라이나 주민을 대상으로 심각하게 인권을 침해한 러시아군 인사 및 가족에 대해서는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재무부는 또 은행 등 러시아 금융기관, 수십 개의 러시아 국방 관련 단체, 러시아의 제재 회피와 관련된 30명 이상의 제3국 행위자 등을 아울러 제재했다.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러시아 은행 자산의 80% 이상을 대표하는 러시아의 은행들이 이미 미국 및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가운데 재무부는 자산 가치 면에서 10대 은행 중 한 곳을 포함해 12곳 이상의 금융 기관을 추가로 제재한다"고 말했다.
제재 대상 은행에는 모스크바 신용은행, MTS 은행 등이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또 거의 90개에 이르는 러시아와 중국, 벨라루스, 이란 등 제3국 회사에 수출통제 조치를 내렸다. 이 제재는 해당 기업이 미국산 반도체나, 제조에 미국 기술 등이 사용된 반도체를 구입하는 것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국무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하는 전쟁에서 이란산 무인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이란, 러시아, 벨라루스 등에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을 포함해 러시아의 군 및 방위산업 기반에 기여하는 제3국 단체도 제재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또 주요 7개국(G7) 동맹국들과 협력해 산업 기계, 사치품 및 기타 품목에 대한 조치에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경제 비용을 부과하기 위해 대부분의 금속 및 금속 제품에 대한 관세를 70%, 또 러시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35% 각각 인상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사용 제품에는 200%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오늘 조치로 러시아에 약 28억 달러(3조7천억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100여개 이상의 러시아산 금속, 광물, 화학 제품 등에 대한 관세가 증가하게 된다"면서 "이번 조치로 러시아에서 제련되거나 주조된 알루미늄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20억달러(2조6천억 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로 제공키로 했다.
여기에는 ▲ 소형 자폭공격용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 사이버룩스 K8 드론 ▲ 대(對)무인기 및 전자전 탐지 장비 ▲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탄약 ▲ 155㎜ 탄약 패키지 등이 포함된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전투기나 기존 지원된 것보다가 사거리가 긴 미사일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또 에너지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이동식 발전기 등이 포함된 송전망 장비를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공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의료, 교육, 응급 서비스 등에 대한 99억 달러(13조원) 규모의 지원 예산 집행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의 제재 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이행 조정 매커니즘'을 설립키로 했다. 향후 1년간은 미국이 의장을 맡기로 했다.
백악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재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는 결의가 있을 때까지 G7 국가는 러시아의 자산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