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체육관에 온 걸 환영해 연진아"
다음 달 방영 예정인 '더글로리 시즌2'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애플페이'입니다. 지난해부터 애플페이의 한국 상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드디어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어 다음 달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간편결제시장의 '메기'로 불리는 애플페이 등장이 예고되자, 경쟁사들은 벌써부터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페이'들의 세계, 미리 들여다보겠습니다.
◆ 현대카드와 만난 애플페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최근 SNS를 통해 한 입 베어문 사과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단지 '오늘의 점심'이라는 글로 사과 사진을 올렸지만, 마치 애플 로고를 떠오르게 하는 게시물에 수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애플페이 출시가 임박했다고 해석했죠.
실제로 애플페이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단말기 보급 방식 등 일부 걸림돌이 됐던 문제들을 해소하면서 이르면 3월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다만 애플페이의 경우 비접촉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으로 결제가 되는 만큼 NFC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아직 보급률이 높지 않아 단말기를 더 설치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긴 합니다.
당장은 전국 편의점과 신세계,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이케아 등 주로 대형 유통업체에서만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카드와 독점 계약으로 국내 상륙을 하는 만큼 당장은 현대카드 사용자만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아이폰 이용률이 높은 젊은층에선 벌써부터 현대카드 발급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선 단말기 인프라 강점이 뛰어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의 삼성페이 이용률이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유저들의 애플페이 사용이 높아지면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MST는 실물카드 플레이트에 있는 마그네틱 띠에 있는 정보로 결제가 가능한 방식을 의미하는데, 삼성페이는 MST와 NFC 방식을 모두 지원해 대부분의 단말기에서 결제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이런 여건들을 고려했을 때 초반 경쟁에선 당연히 애플페이가 삼성페이를 뛰어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여러 간편결제사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는 걸 보면 애플페이가 확실히 위협적인 존재라는 건 틀림없어 보입니다.
<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인스타그램>
◆ 삼성페이, 네이버 손잡고 맞대응
애플페이가 위협적인 존재라는 걸 방증이라도 하듯이, 애플페이 출시를 코앞에 두고 삼성페이는 네이버페이과 손을 잡는 '맞대응'을 시작합니다. 벌써부터 페이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죠. 삼성페이는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간편결제 동맹'을 맺었습니다. 오프라인 절대강자인 삼성페이, 온라인 절대강자인 네이버페이가 만난 겁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결제시장 강자가 동맹을 맺은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번 동맹으로 삼성페이 이용자는 55만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 네이버페이 가맹점에서 바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해집니다. 또한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은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30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대는 방식으로 물건을 결제할 수 있게 됩니다.
네이버페이는 온라인에서의 결제 점유율은 상당했지만, 오프라인에선 QR코드나 바코드 방식을 거쳐야 결제가 가능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이번 동맹으로 오프라인에서의 네이버페이 점유율이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온오프라인 통틀어 '페이 대전'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오픈에 현대까지…쏟아지는 페이들
또 다른 온라인결제시장 강자인 카카오페이도 가만있을 수 없죠. 카카오페이도 애플페이 출시를 앞두고 서비스 고도화 등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불편한 곳이 있는데, 바로 국내 카드사들입니다. 국내 카드사들도 이미 자체 앱을 통해 간편결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각 카드사 회원들만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만큼, 카드사들은 최근 힘을 합쳐 오픈페이를 출범시켰습니다.
기존에는 A카드사 앱에서 A카드 등록과 결제만 가능했다면, 이제는 A카드사 앱에서 B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물어버린겁니다. 이처럼 오픈페이는 앱 활성화 측면에서 카드사 플랫폼의 채널 이탈을 막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결제 편의성을 앞세운 다양한 '페이'들이 쏟아지자 카드사들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애플페이의 경우 당장은 현대카드 독점체제가 이어지지만, 시장에서 점유율이 확대될수록 다른 카드사들도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될 겁니다. 이 경우 카드사들은 별도의 수수료를 애플에 지불하고 애플페이에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높아질 전망입니다.
이 같은 '페이 대전'에 금융사만 참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현대차는 특허청에 '현대페이' 상표권을 출원하며 간편결제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를 통해 차량 내 결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현대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운영 중인 쿠팡페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출시한 당근페이(간편송금) 역시 이용자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너무나 많은 서비스들이 쏟아져 소비자 입장에선 피로도가 상당할 수는 있지만,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는 분명해보입니다. 실제 '지갑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간편결제가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죠. 간편결제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결제시장의 변화, 현대판 결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앞으로도 많은 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 슬기로운 TIP
간편결제는 스마트폰 등 단말기에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를 등록해 필요할 때마다 생체인식 또는 비밀번호로 간단하게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결제가 간편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용자수가 크게 늘었고, 한 사람이 사용하는 간편결제서비스 종류만 해도 그 수가 상당할 겁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7,200억 원 수준입니다.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지갑보다 '스마트폰' 분실에 대한 위험성이 더 커졌습니다. 실제 스마트폰을 분실한 사람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수 백만 원이 결제·인출되는 사고를 당한 사례도 적지 않게 등장합니다. 결제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도용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스마트폰 또는 앱에 잠금 설정을 비롯, 알아내기 어려운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등 사전 대응을 해놓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스마트폰 분실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고 또 기울여야 하겠죠.
아울러 최근엔 간편결제서비스를 사칭한 문자메시지 등 금융범죄 역시 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할 때 마다 범죄수법도 업그레이드됩니다. 해외에서 간편결제를 통해 결제승인이 났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발송된 '출처 불분명 URL'은 절대 클릭하지 않아야 합니다. 악성프로그램이 스마트폰에 설치될 경우 간편결제서비스 비밀번호 등도 함께 유출될 수 있다는 점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