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잡는 매라더니, 이런 반전이…" [정경준의 주식어때]

입력 2023-02-26 12:01
수정 2023-03-27 13:30
'사즉생'…경기침체의 마법 '개봉박두'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른다". 당신만 모르는 주식투자의 불변의 법칙입니다. 사상 유례없는 복합위기의 시대, 성공 투자의 절대 공식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주식공부, <정경준의 주식어때> 시작합니다. [편집자주]</STRONG>

'춘래불사춘'

봄은 왔는데 어떤 연유에서 인지 봄처럼 느끼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 상황과 딱 드러맞는 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후끈 달아올랐던 연초 주식시장이 다시 수그러들고 있습니다.

호재가 악재로, 악재가 호재로 한 순간에 뒤바뀌는 '둔갑술'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락가락하는 시장을 보면서 괜한 짜증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박스피'에 대한 트라우마라고 해야 할까요? 여하튼 안 좋은 기억이 자꾸 스멀스멀….

이번에도 속는 셈 치고 다시 반등이 나올지 아니면 조정이 깊어질지 지켜는 봐야 겠습니다.

'노랜딩' 기대감 vs 연준발 경기침체…주식시장 오락가락

최근 주식시장은 '노랜딩(무착륙, 경기가 연착륙이나 경착륙도 아닌 무착륙 상태로, 경기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를 의미함)' 기대감이 공포로 바뀌면서 또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노랜딩' 기대감과 연준發(발) 경기침체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는 정도의 표현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를 때가 있으면 떨어질 때가 있고, 떨어질 때가 있으면 오를 때가 있는 법이라지만, 이건 이래저래 피곤합니다.



'둔갑술'이 만연하고 오락가락하는 시장을 보면서 많은,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한 2년은 된 것 같음) 시장과 미 연준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일차적인 원인 제공자는 미 연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오해 말아 주세요.)

시장 vs 연준 '힘겨루기' 팽팽…간극 '조정작업' 불가피

인플레이션 초기 판단 미스가 역대급 인플레이션을 초래했고 초기 대응이 늦다보니, 뒤늦게 부랴부랴 고강도 긴축에 나설수 밖에 없게 되면서 일을 더 크게 키운 면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당시에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의 연임 여부를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시장의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상황이 이렇다고 본다면 최근의 '노랜딩'에 대한 기대감도 이런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뒤늦게 시작된 연준의 빠르고 센 긴축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당연히 사람들(경제주체)은 몸을 사리겠죠. 기업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비용을 줄여야 하니, 가장 손쉬운 방법인 일하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줄 일 수 밖에 없고요, 언제 직장에서 짤릴지 모르는 근로자(소비자) 입장에선 미래를 대비해 저축하고 소비를 줄이겠죠. 그럼 다시 소비가 악화되니 기업 이익은 감소하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경기침체는 당연시되고 그 골 역시도 클거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거죠.

근데, 이게 웬걸요?

고강도 긴축에도 미국 경기는 예상밖의 호조세를 지속하면서 탄탄한 모습을 보입니다.

미 고용시장 호조+연준 전력도 한 몫

특히, 고용시장은 타이트한 정도도 모자라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거죠. 이렇다 보니 경기침체가 온다고 해서 미리 쌓아놓은 돈(저축)도 있겠다, 돈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도 널려 있으니 지금의 소비를 미래를 대비해 뒤로 미룰 이유가 없게 된 거죠. '노랜딩' 기대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쯤에서 더 나아가 연준의 과거 전력도 한 몫을 단단히 하게 되는데요,

어차피 경기가 조금이라도 이상 조짐을 보이면 '최종대부자'로 연준이 있었지 하는 생각까지 다시금 떠오르면서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이 다시 올라가게 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 거죠. 소위 말해 연준의 '피벗'(통화정책의 방향 전환) 기대감.



여하튼 시장과 연준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면 팽팽할수록 시장의 급등락 양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물론, 말 그대로 물가가 오르지 않은 높은 성장이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력한 상황에서의 최근 흐름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는 다소 지나친 면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당연히, 물가가 조금이라고 머리를 내밀라치면 연준도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인플레이션 잡는 것은 경기침체 밖에 없다" 주목

그래서 "인플레이션 잡는 것은 경기침체밖에 없다"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경기가 침체에 빠져야 중앙은행이 지금의 고강도 긴축을 끝내고 다시 시장에 돈을 풀테니까요.

어차피 물가 잡는데 경기침체가 답이라면 저는 일찍 맞자는 겁니다.

괜한 '노랜딩'에 기웃거리느니 경기침체를 기정사실화 하고 그 이후의 투자전략을 염두에 놓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장기적 측면에서)입니다. 근데 너무 센 경기침체는 사양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성공투자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