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채혈이 필요 없는 혈당계 개발에 큰 진전을 이뤘다는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스티브 잡스 창업자 때부터 비밀리에 채혈이 필요 없는 혈당계 개발을 추진해 왔다면서 최근 진전으로 시판 가능성에 대한 사내 확신이 생긴 상태라고 전했다.
애플이 개발하고 있는 혈당 측정기는 자체 설계한 실리콘 포토닉스(광반도체)와 분광 흡수계를 이용해 피부 아래 모세혈관에서 나온 간질액이 있는 곳에 레이저를 쬐어 센서로 혈당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지난 10년간 수백 명을 대상으로 이 기술을 시험해 왔으며, 이제는 개념증명 단계까지 끌어올린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제 시판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지만, 이 기술이 실행 가능한 상태까지 진전된 상태로서 혈당 측정기를 실용적인 크기까지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현재 이두박근에 착용할 수 있는 아이폰 크기의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부서들이 이미 정부 승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이 프로젝트에 수백 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하고 이미 수억 달러의 개발비용을 투자했다면서 애플워치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발이 이뤄지면 애플이 보건의료 분야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도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애플워치 하드웨어 책임자인 유진 김이 모두 관여할 정도로 이 사업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채혈 없는 혈당계 개발은 잡스의 지대한 관심 속에 2010년 애플이 레어라이트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시작됐으며, 그동안 자율주행차 개발보다 더 극비리에 추진돼 왔다. 실제 개발작업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사내 조직인 XDG로 이관되기 전까지는 대외적으로 애플과 관계없는 스타트업으로 알려졌던 '아볼론테 헬스'를 만들어 개발을 진행할 정도였다.
블룸버그는 구글을 비롯한 많은 기업이 다양한 형태의 채혈 없는 혈당계 개발에 실패했지만, 애플은 독보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능력과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2014년 눈물로 혈당을 측정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에 나섰으나, 2018년 개발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현재 덱스콤과 애보트는 피부밑에 넣는 센서와 모니터, 수신기 등으로 구성된 패치형 혈당측정기를 내놓았으나, 2주 간격으로 교체해줘야 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