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분기 우리나라 가구당 실질소득이 2분기 역성장한 가운데, 연료비와 이자비용이 역대급으로 치솟으며 가계 살림살이를 팍팍하게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2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 4천 원으로 이전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다만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1.1% 줄어 3분기 ▲2.8%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항목 별로는 근로소득이 7.9% 늘었고, 사업소득은 이전해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전소득의 경우 5.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소득은 생산활동을 통해 얻은 경우가 아닌 정부나 다른 가구가 무상으로 지불한 수입을 의미하는데, 2021년 지급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등이 효과가 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5.9% 증가한 269만 7천 원을 기록했다. 부분 별로는 오락·문화 지출이 20.0% 늘며 가장 컸고, 교통(16.4%), 음식·숙박(14.6%), 교육(1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29만 6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지만, 세부 항목 중 연료비 지출이 16.4% 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기료, 도시가스 등이 이에 속하는데, 통계청이 현행 조사 방식을 도입한 2006년 이후 최고치라는 설명이다.
이는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에 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인데, 항목별 구성비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21.1%)에 이어 주거·수도·광열이 20.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상위 20% 가구가 음식·숙박 지출 비중(15.5%)이 가장 높고, 교통(15.0%)이 두 번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구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액수를 처분가능소득이라 하는데, 여기서 소비지출을 제외하고 남는 금액을 흑자액으로 분류한다. 가계의 한 달 살림살이를 나타대는 현실적 지표인 셈인데, 이 액수는 120만 9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들었다.
세금이나 사회보험 등을 아우르는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92만 8천 원으로 이전해 같은 기간 대비 8.1% 증가했다. 28.9% 늘어난 이자비용 부담이 컸던 것을 풀이되는데 이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5분위 소득은 줄어들었고 1분위의 시장소득은 증가하면서 5분위 배율이 낮아져 (분배)지표가 개선됐다"라며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음식·숙박, 오락·문화, 교육 등 외부 및 대면 활동 관련한 지출이 전 분기에 걸쳐 증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