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는 21일 소상공인들이 난방비 폭탄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세희 소공연 회장은 이날 여의도 소공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송년 특수는커녕 혹한의 12월을 보낸 소상공인에게 지난달 한파보다 무서운 난방비 폭탄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난방비 상승분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경우 물가상승과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감소는 결국 경제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공연이 지난달 실시한 긴급 난방비 실태조사 결과 난방비가 30% 이상 상승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51.6%에 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소상공인 대표들이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도 전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유덕현 대표는 "평소 30만~35만원 나오던 가스요금이 지난달 두 배가 넘는 75만원이 나왔다"며 "가스와 전기요금이 더 오르면 손님이 줄어들 위험 부담을 안고 가격을 올리거나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업원을 줄이는 방법까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여름 가게가 침수됐을 때 풍수해보험을 통해 큰 도움을 받았던 경험에 비추어 한파가 왔을 때 과하게 나오는 난방비를 보상해주는 소상공인 전용 보험 제도가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유은파 대표는 "주변 업소들에 난방비 영수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더니 작게는 30% 많게는 80% 가격이 올랐다"며 "미용실은 서로 자율 경쟁을 시키는 바람에 요금도 쉽게 올리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전기료 인상에 대한 토로도 이어졌다. 소상공인들은 전기보일러나 전기 냉·온풍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전기료 상승이 곧 난방비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시동 대표는 "노래방업종은 코로나로 인한 강제 집합 금지 등으로 지난 2년간 부분 영업만 진행했다"며 "안 그래도 전기 사용 비중이 높은 업종 중 하나인데 요금이 올라 정말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김익환 대표는 "12월 전기요금은 5천200kWh(킬로와트시)를 사용해 27만원이었는데 1월 전기요금은 5천900kWh를 사용하고 95만원이 나왔다"며 "현실적으로 전기요금만 3.5배 이상 인상됐다. 업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요금이 인상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이번 난방비 사태와 관련해 소상공인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포함해 에너지 지원을 법제화할 것을 주문했다.
오 회장은 "지난주 정부에서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발표한 납부유예나 분할납부는 임기응변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며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와 요금 할인 등의 지원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상공인 대상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통해 냉난방비 부담을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소상공인의 난방비 절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냉난방 시설을 고효율 에너지 제품으로 교체할 때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비용 급등에 대비한 소상공인 전용 보험 상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