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곳 맞아?"…수상도시 베네치아에 무슨 일이

입력 2023-02-18 19:53


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해수면 기준 마이너스(-) 60㎝까지 떨어졌다. 안사 통신은 전날 조수 수위가 해수면 기준 -56㎝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조수 수위가 낮아진 것은 최근 계속된 가뭄과 썰물 때문이다. 일부 수로는 물이 거의 다 빠져 배가 지나다닐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사진을 보면 베네치아 시내 한 수로는 시꺼먼 진흙 바닥을 그대로 드러냈다. 평소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베네치아의 명물 곤돌라도 영업을 중단한 채 수로 한쪽에 세워져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안사 통신은 응급 환자 또는 화재 발생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수로를 통한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수 저하 현상은 베네치아에서 매년 1∼2월 반복되는 문제지만 올해에는 이러한 현상이 예년보다 더 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가 오는 2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이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다음 주말 보름달이 뜨면 조수 변동이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베네치아는 2008년 2월 조수 수위가 최저 -83㎝까지 내려가 수로가 텅 비는 최악의 '아쿠아 바사'(Aqua bassa·조수 수위가 기준치 밑으로 떨어지는 것)를 겪은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