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 어땠나요?
<기자>
어제 국내 증시가 '좌불안석'이었다고 표현했는데, 오늘은 상대적으로 차분했습니다.
오늘 밤 10시30분 미국의 1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베팅했기 때문입니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0.5%, 0.9% 올랐는데요.
외국인 순매수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기관이 최근 보였던 매도세를 멈추고 매수세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오늘 양 시장에서 개인이 4,900억 원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00억 원, 3천억 원 사들였습니다.
다만 CPI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에 거래대금은 최근 5거래일 중 가장 적었습니다.
한편 전날까지 7거래일 내리 올라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원·달러 환율은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에 급락했는데요.
오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원 가까이 내린 1,269원 선에 거래됐습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CPI 발표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합니다.
최대 1,300원까지 반등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원·달러 환율 전망, 전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종목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오늘 특징주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기자>
네. 반도체 업종이 전체 증시를 견인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반등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반도체 장비주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챗GPT 열기가 이어지며 이에 관련된 반도체 장비 기업의 주가 흐름이 강했습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8% 가까이 올랐고, 에이디테크놀로지, 텔레칩스 등 다른 반도체 장비 관련주들도 나란히 올랐습니다.
이 기업들은 챗GPT 서비스 고도화에 필수적인 고대역 메모리 D램 반도체 생산과 관련된 장비를 만들거나, 관련 기술을 지닌 기업들인데요.
올 들어 챗GPT 열풍이 계속되면서 국내 관련주에도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챗GPT 등 AI(인공지능) 기술에 적용될 반도체 시장이 향후 100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러한 열기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 기업으로 넘어가죠.
<기자>
다음은 오아시스의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입니다.
지어소프트는 전날 장 마감 이후 오아시스가 일반청약을 하루 앞두고 상장 철회를 발표했다는 소식에 오늘 15% 넘게 급락했는데요.
수요예측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6일 1만4천 원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요예측 흥행 실패와 이에 따른 상장 철회 결정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고점 대비 34% 넘게 하락했습니다.
오아시스의 상장 철회 결정은 이번이 벌써 두 번째입니다. 이번에도 기업 가치 평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IPO 대어로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특히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곳이었고, 이미 한 차례 철회 이후 재도전이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 컸는데요.
그러나 수요예측에서 기관 대부분이 낮은 가격을 써내면서, 최종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에 한참 못미친 2만원 대에 그쳤습니다.
이에 대해 오아시스 관계자는 "IPO 시장이 최근 대내외 경제 악화로 인해 위축돼 있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아시스는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재원을 갖춘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상장 철회 이유를 밝혔습니다.
증권가에서는 IPO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증시 랠리에 힘입어 IPO 시장이 일부 회복된 것은 맞지만, 아직 증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낮은 중소형 IPO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마지막은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에스엠입니다.
에스엠은 하이브가 경영권 인수 목적으로 다음달 1일까지 에스엠 발행주식 중 25%를 주당 12만 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공시했는데요.
이미 이수만 대주주로부터 지분 14.8%를 인수한다는 계약을 맺은 하이브로서는 이번 공개매수로 최대 39.8% 지분을 확보해 확실한 1대주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에스엠 주가가 장중 11만9천 원을 넘는 등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에 근접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주가가 12만 원을 넘으면 주주들이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12만 원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가 중요하겠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하이브는 공개매수 기간 동안 응모한 주식수가 매수예정수량에 못 미치면 전량 매수하고, 예정수량을 초과하면 안분 비례해 사들인다는 계획인데요.
안분 비례란 응모 주식수가 목표 물량을 초과할 경우 각 주주별로 매수 신청액의 절반만 사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마감일까지 주가가 12만 원보다 높으면 계속 보유하면 되고, 12만 원보다 낮으면 공개 매수에 응모하면 됩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에스엠의 주가가 12만 원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에스엠 주가가 최근 여러 호재를 맞으며 단기간 급등했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적다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앞서 에스엠 인수를 추진하다 하이브에 밀린 카카오의 공개매수 참전 가능성도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현 주가 수준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이수만 전 대표 PD가 법원에 CB발행을 통한 유상증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이르면 다음주 변론기일이라서 에스엠을 둘러싼 경영권 경쟁 관련주의 동향은 계속 지켜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