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산업이 고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희망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혁신 기술로만 여겨졌던 AI 기술이 속속 실생활로 스며들면서 수요가 폭발할 거란 기대 때문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지난해 메타버스나 NFT처럼 AI만 붙으면 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변화 보다 시장의 기대가 너무 앞서나간 것일까요 아니면 이번엔 확실히 뭔가 다른가요?
<기자> 한 가지 큰 변화라면 AI 서비스가 실제 생활에 파고들고 있다는 겁니다.
8년전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이런 거구나'를 체감하게 됐지 않습니까.
이번 챗GPT는 AI가 더이상 개발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사람들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됐다는 걸 보여준 겁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만난 한 AI 개발업체 대표는 "올해가 AI 산업의 변곡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실제 상용화되고 있는 AI 서비스들을 살펴봤습니다. 준비된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기자> 한 AI개발업체의 사무실. 출입구 모니터에 사람을 닮은 안내원이 서있습니다.
방문객이 미팅 담당자를 말하자.
(현장음) 김성현입니다. 네. 김성현님 확인됐습니다.
가상인간이 담당자를 확인해 미팅일정을 체크합니다.
인공지능(AI) 개발업체 솔트룩스와 자회사 플루닛이 개발한 가상인간 서비스입니다.
올해 세계가전박람회 CES 2023에 출품한 이후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어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가입한 소비자만 5천 명이 넘었습니다.
녹색 크로마키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목소리를 따로 녹음한 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바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축적된 데이터에 자체 학습하는 AI 기술을 적용해 비용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지만 교육기관을 비롯해 개인사업자까지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솔트룩스는 올해 순차적으로 AI상담, AI인지검색 서비스를 상용화해 연매출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경일 / 솔트룩스 대표: 솔트룩스 플루닛 핵심은 단 3분만에 가상인간을 굉장히 빨리 만드는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것보다 영상생성하는 것을 클라우드에서 특별한 장비없이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저희의 비전은 향후 5년 이내에 대한민국 누구나가 자신만의 가상인간을 가지고 인공지능 서비스를 하는…]
지난해 음악 AI 서비스업체 주스를 인수한 지니뮤직은 올해 상반기 AI BGM, 디지털 악보 서비스를 상용화합니다.
이미 주스는 AI 기술로 드라마 가우스 전자를 비롯해 7개의 드라마의 OST를 작곡한 바 있습니다.
지난 연말엔 저작권 이슈로 사라진 기존 크리스마스 캐럴을 대신해 경기도 상권에 AI 창작 BGM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지니뮤직은 올해 AI 창작을 신산업 핵심을 꼽고 더 많은 AI 창작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서인욱 / 지니뮤직 플랫폼총괄 전무: (지니뮤직이) 디지털 음악 플랫폼을 하면서 쌓인 방대한 음악데이터와 사용이력 데이터가 있습니다. 주스의 AI 음원 기술을 접목하면…단계별로 AI를 활용해서 상품성있는 음원IP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AI 신기술은 이제 소비자가 직접 이용하는 실생활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AI 서비스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챗GPT 열풍으로 인해 같이 조명을 받고 있는 거군요.
장기적으로 이런 서비스들이 더 늘어난다면 반도체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방금 전 보신 솔트룩스의 가상인간 콘텐츠의 경우 FHD 화질임에도 1분가량 영상이 5GB가 넘을 정도로 용량이 큽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되고 4K 해상도로 화질이 높아지면 용량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서비스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AI개발업체들은 자체 서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외부 데이터센터 업체를 찾아야 하고 이에 따라 서버 수요가 늘어나면 그만큼 메모리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AI연산 작용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도 더 고성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아직까지 실적에서 의미있는 수치를 기록하는 건 아니지만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라고 해서 SK하이닉스는 현대 4세대인 HBM3까지 만든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가 있습니다.
현재 엔비디아에 공급 중인데요. 쉽게 말해서 D램을 낸드플래시처럼 수직으로 쌓아서 더 많으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엔, 이런 고대역폭 메모리에 AI프로세서를 결합한 HBM-PIM이라는 제품을 AMD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소식들을 보면 엔비디아의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긍정적인 뉴스도 있습니다만, 당장 반도체 실적을 급격하게 끌어올릴 정도의 물량은 아닙니다.
팬데믹 기간동안 서버 투자를 늘렸던 메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현재 서버 조달 물량을 축소한 상태입니다.
AI서비스 확대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은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이후입니다.
중요한 건 서버 수요 폭발로 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기를 누렸던 것처럼 인공지능(AI) 부흥에 우리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냐는 것일 겁니다.
<앵커> 당장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 도움된다기 보다는 2~3년 이후를 봐야 한다는 의미 인가요?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경쟁적으로 AI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이에 필수적인 반도체 시장도 주목을 받은 건 사실입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역시 AI 연산에 필수요소로 인식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 역시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전반적인 AI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여서요. 당장 업황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 변화를 볼까요.
삼성전자는 전체 사업부 기준, 52조 원 규모로 3분기말 57조 원 수준에서 약 5조 원 줄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 재고 역시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합니다.
수요 증가로 재고가 감소한 것이라기 보단, 재고정리를 위해 헐값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이같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파운드리를 제외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섰죠.
SK하이닉스 재고자산을 보면 연말 기준 15조 6천억 원 수준으로 3분기말 보다 1조 원 가량 늘었습니다.
지난 1월31일 기준 D램 평균고정거래가격이 전달 보다 약 18% (18.10%) 하락했습니다. 지난 10월31일 기준 22% (22.46%) 하락한 이후 다시 감소세를 보인 건데요. 보통 메모리는 분기 단위로 공급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가 아직 공급과잉 상태인 건 맞습니다.
AI 산업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가 있는 것과 별개로 당장 올 한해는 '보릿고개'를 넘겨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에서 3분기까지, SK하인기스 올 한해 모두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