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로 꼽히는 미국프로축구(NFL) 결승전 슈퍼볼의 TV 광고 시간에 미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운전 보조 기능 완전자율주행(FSD)을 비판하는 광고가 방영돼 눈길을 끌었다.
1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열린 슈퍼볼 경기 도중 방영된 '여명 프로젝트'(The Dawn Project)라는 단체의 TV 광고에는 테슬라 모델 3 차량이 등장해 FSD 모드로 운행하면서 학교앞 횡단보도에서 어린이 모양의 인형을 치고, 유모차를 들이받는다.
이어 방향을 바꿔 스쿨버스의 정지 표지판을 무시하고 지나친 후 '진입하지 마시오'(do not enter) 교통표지판도 그대로 통과해버리는 등 FSD 기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처럼 묘사된다.
이 단체는 광고에서 "기만적인 마케팅과 한심할 정도로 엉터리 기술로 만들어진 테슬라의 FSD는 대중들에게 위협"이라고 주장하고 이 광고에 59만8천달러(약 7억6천만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공개했다.
이 단체를 만든 소프트웨어업체 그린힐스소프트웨어의 최고경영자(CEO) 댄 오다우드는 지난해 8월에도 이와 유사한 영상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에 일부 테슬라 팬들이 FSD 모드의 안전을 증명하는 영상을 만들어 비판하고 테슬라도 오다우드에게 경고장을 보내자 오다우드가 다시 반박하는 등 양측의 대립이 격화돼 왔다.
오다우드는 앞서 수백만 달러의 자비를 들여 미국 전역에 테슬라의 FSD 기술이 가진 위험성을 알려왔으며, 심지어 지난해 6월에는 낙선할 것을 알면서도 이 사안을 홍보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연방상원의원 예비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오다우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테슬라가 FSD 소프트웨어를 무모하게 배포하는 것은 공공안전에 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테슬라 지지자들은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가 오다우드의 고객인 점을 들어 오다우드의 행동에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다우드는 모빌아이가 고객 수백 곳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자신이 하는 행위의 가장 큰 이유는 안전이라고 맞받아쳤다.
CNN은 테슬라의 FSD 기능이 현재 북미지역에서 1만5천 달러(약 1천912만원)에 누구나 구입할 수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시험판(베타 버전)이라면서 현재 판매 차량 중에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무부와 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은 FSD와 관련된 운전자 경고 기능을 작동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윗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는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법무부로부터 오토파일럿과 FSD 기능 관련 문서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 한 고객이 "FSD 베타 버전을 1만 마일 이상 사용한 이용자에게 자동차 핸들에서 나는 잔소리(경고)를 끄는 기능을 넣어달라"는 요구에 "동의한다. 1월 중에 업데이트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사진=여명프로젝트 홈페이지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