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상환 여력 악화…인터넷은행 연체율 상승

입력 2023-02-12 14:37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연체율이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가계신용대출 중 KCB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대출의 비중)을 늘린 점이 영향을 미쳤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49%로 1년 전보다 0.27%포인트(p)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말 0.22%에서 지난해 1분기 말 0.26%, 2분기 말 0.33%, 3분기 말에는 0.36%로 오르며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4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연체율이 0.13%포인트 오르며 상승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지난해 말 0.36%로, 1년 전(0.22%)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67%로, 2021년 말보다 0.2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22%포인트 오른 0.76%로 나타났다.

인터넷 은행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집중했는데, 고금리 상황에서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하자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2021년 5월 인터넷 은행들에 중금리 대출 보급 활성화를 주문하면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향후 신사업 인허가 시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인 25%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으나, 올해 목표치는 카카오뱅크가 30%, 케이뱅크가 32%로 더 높아지는 만큼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손실 가능성이 낮은 담보부대출 취급을 확대하고,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고도화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각 대출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신용정책에 반영해 포트폴리오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자산을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