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시장 자동차 판매 대수가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출고 지연 여파 등으로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 내수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2.9% 감소한 168만4천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출고 지연에 고금리 등 소비심리 위축 요인이 더해진 결과라고 KAMA는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과 전년도 기저효과 등으로 판매가 호전됐으나 상반기 부진 영향으로 연간 판매량은 전년에 미치지 못했다.
국산차는 전년보다 3.7% 감소한 137만대로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다. 수입차는 전년 대비 0.5% 증가한 31만1천대가 팔렸으며 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대인 18.5%를 기록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차량 가격 상승,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 증가 등에 힘입어 전체 판매 금액은 전년보다 5.7% 증가한 73조6천14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가 차량이 많은 수입차는 가격 기준 시장 점유율이 33.1%로 판매 대수와 함께 역대 최대였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전기동력차는 전년보다 28.7% 증가한 44만8천대가 팔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차 판매 중 26.7%를 전기동력차가 차지했다.
이는 유럽 등 외국 차종에 주로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를 포함한 수치다. MHEV는 내연기관을 기본 동력원으로 두고 전기 모터는 보조 기능만 담당하는 수준이다.
전기차는 전년보다 63.7% 증가한 16만4천대, MHEV를 포함한 하이브리드는 14.3% 늘어난 27만4천대가 판매됐다. 반면 경유차는 전년 대비 19.8% 감소한 33만3천대가 팔려 전기동력차에 처음으로 판매량이 역전당했다. 경유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18년 43.4%에서 작년 19.8%로 급격히 축소되는 추세다.
수입차 브랜드 국적별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계가 20만6천대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으나 미국계(-19.1%), 일본계(-17.0%) 등은 모두 감소했다.
수입 원산지별로는 독일산 수입차가 13만1천대로 42.1%를 차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산이 전년보다 154.5% 증가한 1만2천대를 기록하며 처음 1만대 고지를 넘었다.
중국산 수입차는 최근 전기차 중심으로 판매가 느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트럭 등 전기 상용차, 중국에서 생산된 유럽 브랜드의 전기승용차 모델 등이 추가돼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전기 상용차에서 국산 비중은 정체된 반면 중국산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어 국내 산업기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전기차 투자를 활성화하고 자동차 산업의 원활한 사업 전환을 도울 미래차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