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사비 상승에 분양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대폭 줄였습니다. 산업부 정원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먼저 건설사들의 수주 목표가 어느 정도 줄었습니까?
<기자>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수주 실적과 올해 목표치를 비교해서 보시겠는데요.
현대건설이 작년에 35조원 넘게 수주를 했는데 올해 목표는 29조원입니다. 삼성물산의 경우 작년 17조 수주에 올해 목표는 13조8천억원입니다.
대우건설과 GS건설 역시 지난해 수주 실적에 비해 올해 목표치를 줄였습니다.
건설사들의 수주 목표는 실제 수주를 노리고 있는,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를 합산해 발표하는 것인데요,
작년에 대부분 목표를 초과 달성한 영향도 있지만, 두 수치를 비교해보면 올해 건설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꺾이는 상황에서 작년만큼 수주가 폭발적이진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최근 건설사들의 실적 악화 흐름도 수주 목표 축소와도 연관이 있겠죠?
<기자>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를 보면 매출은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경우 이례적으로 수익성이 좋아졌는데, 도시정비와 같은 주택사업 보다는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 건설과 같은 하이테크사업 부문이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고, 대우건설 역시 해외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는 높았던 것이 그나마 수익률 방어를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국내 주택사업에 치중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대체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무리한 수주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건설사들의 최근 분위기고요. 이에 따라 올해는 공격적인 수주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올해도 지난해 한남2구역과 같은 대형 사업장들이 나올텐데 건설사들이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뛰어들진 않겠군요.
<기자> 아무래도 시장 분위기는 그렇습니다. 올해 국내 도시정비에서 노량진1구역, 한남4,5구역 등 대형 사업장들의 시공사 선정이 있지만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구성이나 포기 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착공했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는 주택사업장들도 하나같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매출은 잡히고 있지만, 자잿값 등 공사비 상승으로 공사를 하면 손해를 보는 상황이 현실화됐고요.
작년 둔촌주공 공사 중단과 같은 사태가 여기저기서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결국 국내 주택사업보다는 해외사업 쪽으로 눈을 돌려야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해외건설 수주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물산의 예를 들어보면 작년에 국내에서 11조5천억원, 해외에서 5조5천억원을 수주했습니다. 해외 수주의 경우 2021년 7조6천억원이었던 것이 5조원대로 줄어든 것이고요. 올해 해외수주 목표가 5조9천억원으로 작년 실적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국내 건설사 전체적으로도 전망이 밝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올해 들어서 오늘(6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6억9천만 달러에 그치고 있는데요.(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2007년 이후 같은기간과 비교에서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연초에 수주를 예상했던 굵직한 공사들이 하반기로 밀려나면서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 여파를 체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UAE나 사우디와 같은 중동 지역이나, 유럽쪽 신재생에너지, 호주나 캐나다 인프라건설 등 발주를 기다리고 있는데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수주는 통상 당장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2~3년 장기적인 실적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주가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수주를 눈여겨봐야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