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도중 침이 뚝뚝"...뇌졸중 응급처치로 생명 살린 소방관

입력 2023-02-06 15:14


"함께 식당을 찾은 분의 안색이 급격히 안 좋아지더니 입술 사이로 침이 떨어지더라고요. 구급대원으로 17년간 일하다 보니 뇌졸중 증세인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골든타임 안에 환자를 이송해 다행입니다."

6일 횡성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께 강원 횡성군 둔내면 자포곡리 한 식당에서 둔내119안전센터장 김대겸(52) 소방경은 의용소방대 간부 10여 명과의 술자리에서 회포를 풀던 중 이상함을 감지했다.

함께 식당을 찾은 둔내산악의용소방대장 A(58)씨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더니 왼쪽 입술 사이로 침이 흐르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김 소방경은 곧장 A씨에게 다가가 그의 오른손과 왼손을 꼭 쥐며 반사 반응이 있는지 살폈다.

오른쪽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힘과는 달리 A씨의 왼쪽 손은 맥없이 아래로 쳐졌고, 김 소방경이 건네는 몇 마디 말에도 A씨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17년간 구급 대원으로 근무했던 김 소방경은 갑작스러운 편마비, 두통, 어눌한 말 등을 종합해 볼 때 A씨가 뇌졸중 증세를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 소방경은 식당에서 500m가량 떨어진 119안전센터에 상황을 알려 구급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김 소방경은 의용소방대 관계자들과 함께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의자에서 그가 쓰러지지 않도록 받치거나 주무르는 등 상태가 악화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김 소방경의 신속한 대처로 A씨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40여 분만에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몇 번의 고비를 넘긴 A씨는 현재 재활치료 등을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당뇨병 등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방경은 "10여 년 동안 이어온 구급 교육, 현장 활동을 통해 환자를 신속히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며 "앞으로 환자의 예후가 더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구급 교육을 통해 이 같은 응급 상황에서 많은 분의 소중한 생명이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횡성소방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