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현금 보유를 강조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달리오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과 채권 투자보다 '현금(Cash)' 보유가 더 매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현금은 더 이상 '쓰레기(Trash)' 투자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레이 달리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앞으로 고금리 시대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p 오르며 4.50%~4.75%로 설정된 상태다. 시장 관계자들은 3월 0.25%p 금리인상을 끝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달리오는 "고금리 시대에는 회사 확장을 위해 돈을 빌려야 하는 성장주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성장주를 중심으로 주식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33.1% 폭락해 S&P500 지수 하락률 19.4%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채권 투자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보장 받을 수 있지만 유럽, 미국, 일본의 공공 부채 문제와 마이너스 실질 수익률이 채권의 매력을 떨어트리고 있다"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175bp에서 플러스 175bp까지 오른 상황에서 현금 효율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레이 달리오는 미국의 경기침체 리스크와 관련해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유형의 경기침체는 나쁜 경기침체는 아니다"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한다고 해도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미중 갈등이 경제 전쟁으로 격화되기 바로 직전 단계에 있다"면서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가에서 헤지펀드 전설로 알려진 레이 달리오는 평소 현금을 '쓰레기(Trash)'에 비유하며 현금 보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자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지난 10월에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현금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현금이 매우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립적인 상태에 있다며 입장을 선회한데 이어 아예 현금 우위 입장으로 돌아섰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