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며 10회 연속 인상 기록을 세웠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예상대로 연 4.0%로 0.5%P 인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미국 연준은 금리인상 폭을 0.25%P로 축소했지만, BOE는 일단 인상 속도를 유지했다. 통화정책위원 9명 중 2명은 동결 의견을 냈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BOE는 금리가 연 0.1%였던 2021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0회 연속 인상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금융시장에선 BOE가 0.5%P를 더 올려서 연 4.5%에서 꼭지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그러나 BOE는 이날 금리인상이 끝나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BOE는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필요하면 금리를 강하게 계속 올리겠다'는 문구를 없앴다. 또 그동안의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는 한편 올해 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약 5%에서 약 4%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이 -0.6%로 주요 7개국(G7)등 세계 주요국 중에 가장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요금 등 생계비 부담이 매우 커진 데다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까지 겹쳐서 가계는 허덕이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공공 부문에선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줄 잇고 있다. 또 한편으론 보수당 내에서는 감세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양쪽을 향해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최고의 감세정책'이라는 입장을 제시하며 버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