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저주에 걸려 하루아침에 할머니가 된 소녀. 일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주인공이죠.
대한민국이 꼭 이 주인공 같습니다. 가장 젊은 나라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돼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50년 전 전체 한국인을 나이순으로 세웠을 때 가운데 나이(중위연령)는 고등학생(18.5세)이었습니다. 세계 평균(20.3세)보다 두 살이 어렸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발매되던(1994년) 30년 전에는 서른이 평균이었습니다. 서른을 기준으로 위로 절반의 인구가, 아래로도 절반의 인구가 있던 셈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2022년) 중위연령은 45세가 됐습니다. '서른 즈음에' 노래가 이제는 청년 서른보다는 40대 중반이 공감할 노래가 된 겁니다.
20년 뒤인 204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되고, 2060년에는 인구 절반이 60세 이상 노인으로 채워집니다.
아기는 없고 노인만 늘어나는 상황은 인구 급감으로 이어지는데요. 20년 뒤 대한민국 인구는 165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국인만 놓고 보면 감소세가 더욱 가파른데요. 20년 동안 210만 명이나 줄어듭니다. 충청남도 전체 인구(217.5만 명)가 사라지는 셈이죠.
문제는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경제활동의 주축인 '생산연령인구'가 확 줄어든다는 겁니다.
만 15세~64세까지를 생산연령인구라 부르는데, 20년 동안 900만 명 이상이 사라집니다.
지난해 기준 4명 중 3명이 생산인구였다면, 20년 뒤에는 전체 인구 중 절반만 생산활동을 한단 얘기입니다.
쪼그라드는 인구에 생산 가능인구보다 고령인구가 많아지는 대한민국. 사회구조가 뿌리째 흔들리는 충격인 '인구 지진'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