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발언 '비둘기파' 해석…"코스피 안도 속 박스권 장세"

입력 2023-02-02 10:31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대로 베이비스텝을 밟자 국내 증시에도 안도감이 번지고 있다.

2일 오전 9시 58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 오른 2,474.49를 나타냈고, 코스닥지수도 1.42% 올라 760을 회복했다.

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2포인트(0.02%) 오른 34,092.96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05%, 2.00% 올랐다.

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줄인 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긴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 상승 둔화)이 시작됐다고 언급한 점에 환호하고 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50∼4.75%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개선되는 등 상품 가격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지만, 주택시장과 서비스업에는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다면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월가와 국내 시장에선 연준이 0.25%포인트 한 차례 더 인상하고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즉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FOMC 결과가 외형적으로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로 가깝다고 보는 것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연준에서 가장 핵심 키워드는 디스인플레이션"이라며 "디스인플레이션 시대에 진입했다는 파월 의장의 언급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금리하락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이번 FOMC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국내 증시에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월 의장이 시장에서 선반영한 금리 정책 전환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는 식의 입장을 보여줘 시장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이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보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선 주가에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긴축 정책보다 경기 흐름이 더 중요하다며 증시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연착륙을 기대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금리 인하 시점을 시장 기대처럼 앞당겨선 안 된다"며 "자산시장의 가격 회복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연초 이후 상승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낙관을 하기에는 성급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는 2,500 수준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2,600∼2,700까지를 논하기엔 한쪽으로의 쏠림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