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3년에 달라지는 가업상속공제 요건은?

입력 2023-02-01 14:48
까다롭고 준비사항 많은 가업승계
가업승계는 세금부담 낮춰야 성공할 수 있어
가업승계는 기업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 또는 증여를 통해 기업의 소유권이나 경영권을 다음 세대에게 이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소기업은 일반적으로 소유권과 경영권을 모두 승계하는 관점으로 가업승계에 접근합니다. 하지만 세 부담과 기업 환경의 문제로 가업승계를 포기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으며, 이를 반증하듯 한국 기업의 수명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가업승계는 까다롭고 준비할 사항이 많습니다. 한국의 상속세 및 증여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높습니다.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평가를 포함할 경우 최대 60의 세율을 적용받습니다. 얼마 전 정부는 가업승계의 지원제도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세제개편안에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한 세제개편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피상속인의 가업영위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 원까지 상속공제가 적용됩니다. 즉, 가업영위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일 경우 200억 원, 20년 이상 30년 미만일 경우 300억 원, 30년 이상인 경우 500억 원 한도가 적용됩니다.

공제한도도 상향됩니다. 최대 500억 원 공제가 2023년부터 1000억 원까지 적용됩니다. 또한 중견기업의 매출액 기준도 달라집니다. 현행 매출액 4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만 제도 이용이 가능했지만, 2023년부터 매출액 1조 원 미만 중견기업까지 적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10년 가업을 이어간 매출액 4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이 친족에게 가업을 상속하면 이전에는 최대 200억원 상속세를 공제받을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 최대 400억 원 공제가 가능합니다.

사후관리 기간과 요건도 완화됩니다. 7년이었던 사후관리 기간이 5년으로 단축됩니다. 고용 유지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고용 유지 요건이 삭제되고, (5년 통산) 정규직 근로자 수 90 이상 또는 총급여액 90 이상의 고용 유지 요건만 준수하면 됩니다.

가업상속공제 관련 세제개편 내용은 올해 말 정기국회에서 법안 심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제도 시행에 앞서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국회예산정책처는 가업상속공제 개정에 따라 적용 대상 기업이 확대되는 점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세제개편안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도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중견기업은 현행 92.8에서 98.1로 증가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작년 12월 발표한 2020년 결산 기준 중견기업 매출액을 살펴보면 4000억 원 미만 5127개, 4000억 원 이상 5000억 원 미만 112개, 5000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 180개, 1조 원 이상 107개입니다. 2020년 기준 전체 중견기업 수 5526개 가운데 매출액 1조 원 이상인 107개의 기업을 제외하면, 약 98.1의 중견기업이 2023년도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제도 활용 요건이 맞지 않는다면, 후계자 중심의 지배 구조로 법인을 설립하고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 기존 법인에 매각하는 방식인 신설 법인을 통한 가업승계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신설 법인을 통해 가업승계를 진행한 후 대표의 지분만 가업상속 공제가 가능한데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기존의 사업양수도를 활용하고 유통이나 서비스업의경우에는 일부 매출을 이전할 수 있어 절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가업승계는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세금 부담을 낮춰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를 자녀에게 승계할 의사가 있다면, 지금 당장 승계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승계 과정에서 거액의 상속세가 발생하거나 경영권 분쟁, 제3자의 개입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계획 단계부터 전문가와 함께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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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성] 박정원, 김종석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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