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경기침체 덮치면 한계기업·자영업자 급증 우려

입력 2023-01-30 07:05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12월 기준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3개월 전인 9월 대비 모두 상승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평균은 12월 0.28%로, 9월(0.23%) 대비 0.05%포인트(p)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9월 0.18%에서 12월 0.24%로 0.0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출 역시 같은 기간 0.01%에서 0.02%로 소폭 올랐다.

아직 연체율 수준 자체는 낮지만 상승세는 뚜렷한 셈이다.

가계대출 연체율 추세도 비슷하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9월 0.16%에서 12월 0.19%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0.12%에서 0.15%로 0.03%포인트, 신용대출은 0.24%에서 0.28%로 0.04%포인트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연체율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가계와 기업 모두 상반기에는 연체율에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낮아지다가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뒤 연말에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가계를 합산한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 부담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이 지난해보다 33조6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26일 개최한 '2023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이슈' 세미나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건전성 문제가 올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주식과 회사채 발행시장 위축으로 기업대출 잔액이 계속 늘어나면서 저신용기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총자산 하위 20% 기업은 최근 1년간 이자 비용이 39% 증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5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가 3.25%로 높아지면 한계 소상공인은 127만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중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작년) 11월에는 1.7%로 봤는데 한 달 조금 넘었지만 그사이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은은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향후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 둔화, 금융지원정책 효과 소멸 등이 겹치면 자영업자대출 중 부실 위험 규모가 올해 말 4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