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해 증시가 '상저하고'(상반기 약세-하반기 강세) 양상을 보일 것이라던 증권사들의 전망이 1월 초부터 빗나갔다. 물가 상승률 둔화에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장 금리 하락, 중국 경기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 오르면서 주가는 오르고 달러는 약세다.
코스피는 지난 27일 2,484.02로 마감해 작년 말(2,236.40)보다 247.62포인트(11.07%) 상승했다.
29일 증권가에서 새해 재테크 전략과 관련해 주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확산하는 양상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강세장을 예상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증시 변동성이 여전하므로 박스권 장세 전망을 고려해 증권사들은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보다는 자산의 효율적 배분을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물가 안정과 긴축 사이클 종료로 자산 배분 효과가 부활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포트폴리오 비중을 주식 55%, 채권 25%, 대체투자 17%, 현금 3% 등으로 구성해 연 7.8%의 기대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을 내놨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물가는 명목 표시 자산인 주식과 채권의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WM 마스터스 전문위원(이촌동 WM센터 PB팀장)은 포트폴리오 구성을 펀드를 포함한 주식형 상품 50%, 채권 30%, 주가연계증권(ELS) 20% 등으로 제시했다.
홍 전문위원은 "채권은 만기가 긴 것을 권한다"면서 "증시 변동성이 줄고 있는 만큼 ELS는 하반기로 갈수록 매력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의성 미래에셋증권 반포지점장은 "올해 주가 상승과 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 전망을 전제로 주가 조정을 활용한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제시한다"며 "증시가 급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ELS 활용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안전자산은 비교적 금리가 높은 발행어음(1년 만기)과 5년 이상의 중장기 채권에 묶어두는 전략을 제시했다. 포트폴리오 비중은 주식 40%, 발행어음(1년 만기) 20%, 5년 이상 중장기채권 20%, ELS 20% 등이다.
삼성증권은 고물가와 저성장을 고려해 '주식 40·채권 60' 또는 '주식 30·채권 50·실물 20' 비중을 추천했다.
박종희 KB증권 골드 앤 와이즈 더 퍼스트 WM1 지점 차장은 최근 예금 금리 인하 추세를 고려하면 자산가 입장에서는 절세효과가 있는 낮은 표면금리의 채권이 아직 매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 소득세가 2년 유예되면서 채권 매매차익은 비과세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홀세일사업부문 대표(전무)는 "올해 주식 외에도 금 가격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 금 선물가격은 최근 6주 연속 상승하면서 온스당 1천94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작년 9월 저점 대비 20% 오른 것이다. 역대 최고가는 2천69달러이다.
미국 월가에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마치고 금리 인하로 돌아서면 금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실질금리 상승 둔화, 달러 약세로 금 가격 상승 여력이 큰 국면이라고 판단한다"며 "채권 대신 포트폴리오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금 투자에 효과적인 시기"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의 유 팀장도 상품시장에서는 원유 비중을 줄이고 달러화 강세 진정을 고려해 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