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차량의 수리비가 너무 비싸 보험사들이 차량을 수리하기보다는 전손 처리를 선택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주행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 차량이라도 파손된 부분을 수리하는 것보다 차량 매입이 더 저렴해 전손 처리한 뒤 차량 소유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로이터가 중고차 온라인 경매 업체 코파트와 IAA에 지난달 이후 경매 매물로 올라온 사고 차량들을 분석한 결과 120대가 넘는 테슬라 모델 Y 사고 차량 중 대부분이 주행거리가 1만 마일(약 1만6천93㎞) 미만이었다.
이들 차량은 모두 2022년식 또는 2023년식이었으며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또는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제조됐다. 특히 스테이트팜·가이코·프로그레시브·파머스 등 손해보험사가 사고 차량을 사들여서 경매에 내놓은 사례들이 포함돼 있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사고 차량 수리비가 너무 높으면 전손 처리해 보험금을 지급하고 차량은 파손된 상태 그대로 경매에 부쳐 비용을 일부 회수한다. 그런데 이 테슬라 사고 차량들이 주행거리가 짧은데도 전손 처리된 것은 수리비 부담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리비가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차량 수리비와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차량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테슬라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보험료가 "일부 사례에서 비합리적으로 높다"며 차량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변경함으로써 "테슬라 차량이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수리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범퍼 디자인을 소폭 변경하고 사고 시 수리에 필요한 예비 부품을 제공하는 것이 수리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놀랍다"며 "대부분의 사고는 펜더가 부서지거나 차량 측면이 긁히는 등 경미한 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9년 8월 테슬라는 경쟁 보험사들보다 최대 30% 낮은 보험료를 내세우며 보험 자회사를 출범시켰다. 머스크는 테슬라 보험사가 차량 소유주들에게 더 낮은 보험료율을 제공함으로써 경쟁 보험사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잭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테슬라 보험이 연간 3억달러(약 3천679억원)의 보험료를 벌어들이고 분기별 성장률이 20%에 달한다며 "자동차 사업 성장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