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KCGI의 압박을 받던 오스템임플란트가 또다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과 손잡았습니다. 지분 6.57%를 손에 쥔 KCGI의 향후 행보에 자연히 관심이 쏠리는데요, 기업 대 펀드가 아닌 펀드 대 펀드 대결로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유주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의 공개매수 계획이 공개되자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단숨에 공개매수가 19만원에 육박했습니다.
이들 계획대로 공개매수가 끝난다면 현재 최규옥 회장, 미국 라자드에셋에 이어 3대 주주인 KCGI는 4대주주로 내려가게 되지만 여전히 지분율은 6.57%입니다.
PEF가 추진하려는 자진상폐는 최대주주 지분율 95% 이상(유가증권시장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캐스팅보트를 쥔 KCGI가 향후 이사회에 주요주주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나오는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
첫째, KCGI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방안입니다.
양측이 표면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개선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운용업계에서는 PEF와 행동주의펀드가 기업 가치 제고를 추구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에서 지분 경쟁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사모펀드 업계 관계자] "실천방안에 있어서 주주행동주의펀드는 간접적인 방법이죠. PEF는 경영권을 인수, 직접 참여하는 방법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만들어 기업 지배구조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를 제고하는 부분들로 접근합니다."
KCGI 관계자는 한국경제TV에 "당초 지분 매입을 시작한 때부터 여러 시나리오를 확보해두었고, 이 안에는 추가 지분 매입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두번째는 현재 지분을 보유하면서 계속 회사와 사모펀드를 압박해 기업가치를 추가로 끌어올리는 방안입니다.
KCGI측은 사모펀드의 공개매수가 알려진 뒤에도 여전히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 횡령 관련 소송 등의 절차는 예정대로 밟겠다는 입장입니다. 3월 주주총회까지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며 보유지분 가치를 최대로 만들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KCGI는 주주서한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가치를 시가총액 10조, 주당 60만원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습니다.
마지막은 적절한 시기에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엑시트(Exit) 전략'을 추구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KCGI의 오스템임플란트 평균 지분 매입가가 12만원 초반일 것으로 추산합니다. 공개매수가 19만원을 기준으로 본다면 60% 가까운 수익을 확보한 셈입니다.
MBK와 유니슨 연합이 압도적인 지분율 확보에 성공한다면 KCGI의 경영권 개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대규모 횡령사고로 시작된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을 둘러싼 경쟁이 펀드와 펀드의 대결로 넘어간 가운데 오는 3월 주주총회가 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