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고위급 외교관이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한 달 앞두고 서방과의 진짜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나레디 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협력부(외교부) 장관과 합동 기자회견에 나선방문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최근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더는 하이브리드 전쟁이 아닌, 러시아와 서방 간의 진짜 전쟁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은 수 세기 동안 우크라이나에 존재해온 러시아의 언어와 문화를 말살하고, 사람들의 모국어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전쟁 초기 진행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전쟁이 길어지는 원인을 서방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특별 군사작전 초기에 우크라이나 측의 협상 제안을 지지했고 양측 대표단은 분쟁의 종식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미국과 영국,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협상이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에 대해 불분명한 태도를 보인다면서, 협상 거부가 길어지면 해결책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이 말했던 것처럼 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며 "협상 거부가 길어질수록 해법을 찾기가 어려워진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다음 달 중국, 남아공과 함께 시행할 인도양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서방의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주권을 가진 3개국이 국제법을 어기지 않고 훈련을 할 예정인데, 이에 대해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자신들만이 전세계에서 훈련하고, 200개가 넘는 해외 군사기지를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지적한 뒤 "우리의 훈련은 투명하다. 우리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