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16일 만에 재개하면서 열차 운행이 30여분 지연됐다.
전장연 활동가 300여 명은 20일 오후 2시부터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상행선 승강장에서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22주기 맞이 집중결의대회'를 열었다.
오이도역 참사는 2001년 1월22일 장애인 노부부가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추락한 사고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 단체들은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저상버스 도입 등을 요구해왔다.
활동가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후 3시 15분께부터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서울교통공사(공사)와 경찰은 삼각지역 상행선 방향 1-1부터 4-4 승강장까지 일렬로 저지선을 만들어 이들의 탑승을 막았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저지선을 비집고 들어가 역에 도착한 열차의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휠체어에서 내린 뒤 엎드려 버티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상행선 열차 운행이 오후 3시 54분께부터 약 30분간 멈췄다.
공사와 경찰 측은 박 대표를 휠체어에 다시 태워 끌어내고 오후 4시 21분께 운행을 재개했다.
이 여파로 오후 4시 23분∼5시 8분 35분간 4호선 상행선 열차 11대가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앞서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와 9시에 각각 4호선 오이도역과 서울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 서울역에서 활동가 30여 명은 오전 10시20분께 숙대입구역 방향 4-4 승강장에서 16차례 지하철을 타려 했으나 공사 관계자들에게 저지당했다.
전장연은 오후 6시 30분께 지하철 탑승 시위를 끝내고 오 시장과의 면담을 재차 요구했다. 또 출입문에 엎드려 있던 상황에 대해서는 "앞으로 쏠리면서 균형을 잃고 휠체어에서 떨어져 지하철 중간에 몸이 끼었다"며 "경찰과 보안요원들은 나에게 '일어나라, 일어나라'고 조롱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이달 4일 오세훈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했다. 이후 서울시는 19일 다른 장애인 단체와의 합동 면담을 제안했으나 전장연이 단독 면담을 고수하면서 만남이 불발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