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월 3일. 미국 나스닥 시장 새해 개장 첫 날.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는 12.24% 떨어진 108.10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400달러를 돌파한 게 불과 1년 전입니다. 그러나 주가는 1년 사이 약 70% 손실률을 기록하며 곤두박질쳤습니다.
주가폭락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전기차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 한 게 컸습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테슬라의 차량 인도 대수는 40만 5,278대로 43만 1,117대였던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습니다. 중국 상하이 공장 폐쇄에 이어 여러 법정 송사에 휘말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리스크까지.
더 큰 문제는 앞으로 테슬라 차량이 지금 보다 많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 데 있습니다. 그동안 혁신 미래차 이미지를 테슬라에게 내줬던 기업들의 맹추격이 시작된 겁니다.
● 감정 표현하는 BMW…미래차 경쟁 본격 시작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소비자가전박람회 CES 2023.
생소한 디자인의 자동차가 등장하자 수천 명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BMW가 공개한 차체 색상이 바뀌는 전기 콘센트카 i 비전 디(DEE)입니다. 이-잉크(E-ink) 기술로 차체 색상을 32가지나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모델명 '디(DEE)는 디지털(Digital)과 감정(Emotional), 경험(Experienc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습니다. 차량 전면부의 아이콘을 통해 자동차 자체의 감정 표현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BMW의 새로운 콘셉트카에는 혼합현실(XR)이 적용됐습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범위가 앞 유리까지 확대됐습니다. 이 기술의 이름은 어드밴스드 헤드업(HUD) 디스플레이입니다. 증강현실 기술 덕분에 운전자는 더 많은 주행 정보를 얻게 됩니다. BMW는 2025년부터 양산하는 전기차에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올리버 집세 / BMW 회장: 누가 가장 많은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멋있게 들리는 기술들이 모든 자동차에 어울리는 건 아닙니다. BMW는 고객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할 겁니다. 이렇게 해야 새롭고 놀라운 기능들이 만들어집니다.]
올리버 집세 회장이 강조한 건 사람과 차량의 조화입니다. 차량이 단순히 움직이는 도구를 넘어 운전자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경쾌한 엔진음의 대명사 BMW가 사람과 자동차의 디지털 교감을 전면에 내세운 겁니다.
[이호근 /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통상 여태껏 자동차는 기계로 분류됐었습니다. 우리가 백색 가전이라고 얘기하는 냉장고 세탁기 이런 가전제품은 보통 전기 전자부품의 비중이 전체 생산원가의 40%를 넘으면 전자제품으로 분류를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기계로 분류합니다. 최근에는 엔진이 빠지면서 전기차 같은 경우 전체 부품의 40% 정도가 줄었습니다. 전동화, 전장 부품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얘기죠. 자율주행 또는 인포테인먼트 이런 IT 기술 이런 플랫폼이 앞으로 자동차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완성차 기업들의 전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폭스바겐은 CES에서 새로운 전기차 양산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BMW와 마찬가지로 증강현실(AR)을 이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15인치 대형 내부 스크린을 탑재해 차량 인포테인먼트를 통합시켰습니다. 시중에 나온 전기차 가운데 긴 편에 속하는 1회 충전 700km의 주행거리까지 확보했습니다.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10개 전기차 모델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밖에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 시트로엥이 합병해 탄생한 스텔란티스는 전기 픽업트럭을, 벤츠는 최대 주행거리가 1,200km에 달하는 미래형 스포츠 세단을 각자 공개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신차와 향후 로드맵을 아낌없이 선보인 겁니다.
가전 시장 불황으로 전통 가전업체들의 신제품 발표가 줄어들고, 미중갈등과 코로나19 봉쇄로 중국 기업들까지 소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올해는 이런 양상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CES 행사를 주관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는 모빌리티가 주로 전시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의 크기를 25%나 늘렸습니다.
[브라이언 코미스키 /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연구소장: 웨스트홀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가장 최근에 추가된 자동차 전시장입니다. 결과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전시회 중 하나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부터 부가기술을 개발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에 이르기까지 전체 생태계를 볼 수 있습니다.]
● 테슬라는 이제 평범한 차?…혁신 기준 변했다
테슬라는 첨단 자율주행 기술과 전에 보지 못 했던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어 왔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보다 테슬라가 꿈꾸는 완전자율주행 달성 시기는 늦춰지고 있습니다.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은 자율주행 레벨3에서 레벨4 단계 사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자율주행은 기술 성숙도에 따라 총 6단계로 구분됩니다. 마지막 5단계를 운전자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단계로 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몇 차례나 완전자율주행 기술 달성을 공언했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애플을 비롯해 자율주행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기술 난이도 벽에 완전자율주행을 포기하면서 낙관론 보단 비관론이 커졌습니다. 자율주행 기술로 최고의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던 테슬라가 다른 자동차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해진 겁니다.
[김필수 /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엔지니어들은 자율 주행에 대한 부분들을 너무 앞서가고 있습니다. 레벨4 이렇게 이상을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레벨4면은 사실 자율주행차의 본격적인 시작점이라고 보면 되고. 목적지까지 빠르게 안전하게 이동시켜주는데 비상시에만 사람이 개입하는 겁니다. 따라서 레벨4가 되려면 2030년은 다 돼야 돼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레벨3가 진입을 하거든요.]
완성차 업체들이 현재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들은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차량입니다. 기술력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면 길게는 수백 년의 자동차 업력을 가진 기존 기업들이 더 나은 소비자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테슬라의 점유율은 65%입니다. 최근 나온 보고서는 2년 뒤면 이 점유율이 20%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 모델은 현재 48종에서 159종까지 늘어납니다.
그런데 꼭 자동차 기업들만 차량을 내놓는 게 아닙니다. 예상치 못 한 경쟁자들의 등장도 예고돼 있습니다.
● 차체는 '껍데기'일뿐…콘텐츠 선점 전략
CES 2023에서 가장 먼저 신차를 발표한 곳은 자동차 기업이 아닙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으로 유명한 일본의 소니입니다. 소니가 완성차 기업 혼다와 합작해 설립한 소니-혼다는 자율주행 레벨3를 목표로 한 전기차 양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콘셉트카만 보여줬던 것과 다르게 실제 생산 가능한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소니 혼다가 공개한 자율전기차 아필라입니다. 카메라와 센서만 총 45개가 탑재됐습니다.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차량내 콘텐츠까지 신경썼습니다. 실제 소니 혼다는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와 협력합니다. 소니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사업인 자체 게임 콘텐츠까지 넣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야스히데 미즈노 / 소니-혼다 모빌리티 CEO: 아필라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오락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영화, 게임 및 음악 외에도 사용자경험(UX) 및 유저인터페이스(UI)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사용해 새로운 경험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소니-혼다는 2025년 상반기 예약주문을 받고 같은 해 차량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소니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동차 판매에만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자동차는 일종의 하드웨어일 뿐 자신들이 가장 강점을 가진 콘텐츠와 반도체 부품 판매까지 늘리겠다는 전략입니다.
공교롭게도 소니는 게임 콘텐츠와 더불어 스마트폰 카메라에 적용되는 시스템 반도체 이미지센서 사업에서도 세계 1위입니다.
[김필수 /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소니 하게 되면 장점이 이미지센싱입니다. 그러니까 화면으로 보여주는 부분들 또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하거든요.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어떻게 보면은 응접실로 만들어주는 거죠. 그러면서도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극대화해서 소니의 장점을 부각시킨다라는 측면이지, 소니 자체가 차를 완전히 만들어서 새롭게 제작사의 개념보다도 숟가락을 얹어서 자기네 존재를 크게 키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간 자동차는 부품 협력 측면에서 보수적인 사업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하나의 브랜드에도 여러 자동차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부품도 따로 발주해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했습니다. 전기차 전환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들이 사라지면서 어느때보다 개방된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는 IT기술을 가진 전자기기 회사를 찾고, 반대로 전자제품 회사는 자동차 회사를 찾습니다.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모빌리티 신기술이 차량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영역이 전혀 다르다고 인식돼 왔던 산업영역까지 모빌리티 신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전 세계 1위 농업 중장비 업체 존 디어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로 인류 식량난 해소 비전을, HD현대는 저탄소 에너지 절감을 위한 미래 해양운송 로드맵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존 메이 / 존 디어 회장: 과거였다면 농부들은 생산량 증가를 위해 더 많은 기계를 사용해야 했을 겁니다. 큰 기계는 더 많은 에너지를, 더 많은 씨앗은 더 많은 영양분을 사용합니다. 이런 접근법은 오늘날 효과가 없습니다. 불안정한 토지, 농촌 노동력, 기상 변동성과 투입 비용 증가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이런 과제에 대한 해결책입니다.]
[정기선 / HD현대 사장: 오션 모빌리티는 더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형 선박으로 재생가능 에너지를 안전하게 운송하는 겁니다. 혁신을 통해 바다를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이렇게 뉴 모빌리티 기술은 산업 영역을 가리지 않습니다. 3천여 개 기업들이 모인 이 CES 행사장에서 각 기업들은 어떤 기술이 자신들의 사업에 쓸 만한지 찾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코미스키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연구소장: 제 생각에 행사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자동차 기술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지 운전자로서 몰아보고 무엇이 놀라운지 즐기는 것뿐만이 아니라 여기서 찾은 기술들을 어떻게 자기네 회사의 기술들과 연결시킬 수 있을지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차량이든 선박이든 농기계든 어느 영역에서나 활용 가능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이 뉴 모빌리티 시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미래 모빌리티는 10년 전 스마트폰 생태계와 닮았습니다. 휴대전화 단말기가 자동차의 차체였다면 통신기술은 엔진입니다. 단말기의 작은 화면은 한 손에 다 들어오지 않는 OLED 디스플레이로 바뀌었고, 엔진은 LTE를 거쳐 5G로 진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단말기 시장 보다 비교할 수도 없이 커진 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입니다. 구글, 메타 주도의 모바일 광고 시장은 수백조 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쿠팡 같은 업력이 짧은 신생기업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시장은 새로운 모빌리티 혁명으로 제2의 스마트폰 붐업이 발생할 거란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생태계 판을 깔아주는 플랫폼 간 경쟁도 이미 치열한 싸움을 예고했습니다.
● 미래차 OS 경쟁 본격화…플랫폼이 돈을 번다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판을 깐 구글. 팬데믹이 수그러들면서 2년 만에 CES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행사장 안에 관심을 가장 크게 끄는 건 우두커니 서 있는 자동차 두 대입니다.
구글이 볼보와 BMW의 전기차 신제품 안에 차량용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 오토를 심어놓은 겁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지금도 많은 소비자가 스마트폰과 연동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구글은 이를 한층 발전시켜 자동차 내부 장착된 디스플레이 하나로 내비게이션과 음악 플레이어 등 여러 가지 앱을 실행시킬 수 있도록 진화시켰습니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자동차 안에서 다른 전자기기까지 연동해 조작할 수 있는 비전도 제시했습니다.
[이호근 /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결국은 지금 자동차 같은 경우도 기계에서 IT기기로 변신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플랫폼이나 운영 체제 개발은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고요. 우리가 자율주행 자동차를 얘기를 할 때도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을 얘기할 때 자동차 회사들은 거의 다 빠집니다. 그다음에 구글이나 웨이모를 손꼽거든요. 왜냐하면 빅데이터가 그만큼 많이 차 있고 지구를 수십 바퀴 돌 만큼의 자율주행 무인 자동차 운영에 대한 시스템 이런 경험들이 많다는 거죠.]
세계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모빌리티의 주인공이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정용 인공지능(AI) 스피커 알렉사를 전기차 루시드의 차량에 이식했습니다.
아마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아마존 웹서비스를 활용한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 디지털 전자기기를 대량 장착한 차량들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저장하고 다시 꺼내올 공간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이 필수인 자율주행에서는 특히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이미 차량공유업체 리프트가 자율주행 시범운행에 이 아마존 웹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데스몬드 데이비스 /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어떤 소프트웨어 센서가 얼마나 자주 실행되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소프트웨어 센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전기차 배터리를 관리하는 플랫폼을 공개했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빅테크 기업들은 모두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필두로 우리나라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톱5까지 진출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자율주행 레벨3를 적용한 제네시스 G90 출시할 계획입니다.
세계 10위권 자동차 부품사 현대모비스도 퀄컴과 반도체 동맹을 맺으며 하드웨어 전통 기업에서 종합 모빌리티 SW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천재승 / 현대모비스 미래기술융합 상무: 최적화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궁극적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맞춤형 기능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삼성과 LG 역시 미래 먹거리로 모빌리티리를 내세웠습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하만은 지난해 12조 5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차량용 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운전자 주변 통합 시스템을 뜻하는 디지털콕핏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습니다.
LG그룹은 올해부터 모빌리티 분야에서 본격적인 수익실현에 나섭니다.
이미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자동차 전장 누적 수주금액 총합은 100조 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LG전자는 전세계 3위 전장회사 캐나다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에 이어 첨단운전자보조(ADAS) 시스템까지 협력합니다. 지난해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이노텍도 전장용 카메라와 센서 공급을 확대해 사업을 더욱 크게 키울 생각입니다.
[김윤주 / LG이노텍 디지털마케팅 팀장: 아무래도 저희의 강점이라고 하면 단지 전장 솔루션만 하는 게 아니라, 카메라, 기판 전분야에서 제조 생산역량을 가지고 있는 게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저희가 준비하는 자율주행, 전기차 쪽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노근창 /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전장은 계속 성장하는 분야고, 삼성그룹이든, LG그룹이든, 현대자동차그룹도 그렇고 계속해서 자율주행과 관련된 전장 비즈니스는 확대하고 있고요. LG전자는 전장의 수익성은 제품이 결정합니다. 인포테인먼트는 수익성이 낮고요. 반면에 마그나와 하는 어떻게 보면 모터/인버터 파워 관련은 수익성이 좋습니다. 이런 제품 비중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LG전자의 전장은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수준으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 K-모빌리티, 미래차 대전환 시동
하드웨어에만 집중했던 우리 기업들도 점차 SW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1월 3일 현대차그룹 신년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SW 중심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문했습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연구개발을 비롯해 회사 전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는 비로소 보다 완벽한 SDV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서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SDV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를 뜻합니다. 소비자의 사용자경험(UX)을 최우선으로, 무선(OTA) 업데이트까지 가능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의 두뇌를 지배할 차량용 반도체 싸움도 치열합니다.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1위 기업 퀄컴은 이번 CES에서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렉스'라는 자동차용 통합 반도체를 공개했습니다. 반도체 하나로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물론,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한꺼번에 지원합니다. 퀄컴은 초당 800조 회 이상 연산이 가능한 차량용 반도체를 이미 소니-혼다의 전기차 등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AP '엑시노스 오토'을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5나노미터 기반 신제품을 개발해 더 많은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입니다.
● 사라지는 내연기관…미래차 생태계 구축 시급
기업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 가운데 하나가 될 거라는 데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란 질문엔 물음표가 남습니다.
멋진 전기차와 각종 부품을 공급해주는 기업들이 있지만 구글과 아마존 같은 SW플랫폼은 아직 꿈의 영역입니다. 우린 그런 기술을 마련할 생태계조차 구축하지 못 했다는 지적입니다.
[김필수 /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기계만 만들어 공급하면 하청업체로 전락하니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라는 피라미드 꼭짓점이 모빌리티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기·수소차를 포함한 전 세계 미래차 규모는 2030년 지금보다 크 숫자가 4배 이상 증가합니다. 동시에 같은 기간 8,160만 대였던 내연기관 자동차는 6,470만 대로 그 규모가 점점 축소됩니다.
10년 만에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우리 자동차 부품기업의 수는 30%나 감소해 말 일자리 3만여 개가 감소할 것으로 봅니다. 모빌리티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킬 전문 인재 부족 문제도 지속적으로 떠오릅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은 불과 1천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3만 명 수준인 미국의 30분의 1수준입니다.
정부와 업계가 손을 맞잡고 2030년까지 3만 여명의 전문 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위기의식이 제대로 전달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이호근 /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일단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 기존에 있는 부품업체들이 위기를 잘 못 느끼고 있습니다. 컨설팅을 해봐도 한 20여개 업체 중 2~3개 업체가 전동화로 가면서 전기차 시대로 가면서 개선해야 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데 대부분 못 느끼고 있어요.]
[김필수 /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일반 자율 주행이 지금 1~2년 격차라고 보고 있는데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는 적어도 2~3년 이상 격차가 있습니다. 우리가 많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거죠. 이 부분들은 그래서 이 노력만 해서 되는 건 아니고요 정부에서 해당 전공을 통한 전문가 양성 또 지속적으로 10년 동안에 꾸준하게 이 연구개발비도 투입을 해줘야 되고요.]
전문가들은 매년 미래차가 몇 대 늘어날 것이라는 조사 자료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어 놓고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돈 버는 걸 지켜봐야만 했던 세월이 지난 10년입니다.
올해 CES 2023에서 확인한 것처럼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뉴 모빌리티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0년 뒤 어떤 브랜드의 어떤 플랫폼 위에 앉아 있을까요.
탈 것의 미래, 뉴 모빌리티 시대 주인공 경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