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업들은 향후 물가 상승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은 여전히 시장 예상보다 높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비자 판매 가격이 완만하거나 보통 수준으로 상승했지만 그 속도는 직전보다 느려졌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1월9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베이지북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미래 물가 상승이 향후 1년간 더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보다 6.5% 올라 1년여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고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졌다는 보고서와 지표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연준 내 대표적인 강경파들은 통화긴축의 고삐를 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2월 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촉구하면서 연말 기준금리를 5.25∼5.5%로 예상했다.
이는 최근 다수의 다른 연은 총재들이 내달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견해로, 연준이 지난달 내놓은 연말 금리 전망(5.0∼5.25%)도 상회한 것이다.
불러드 총재는 "우리는 물가 완화 과정이 확실히 자리를 잡고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긴축하기를 원한다"며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를 반기면서도 최종금리가 기존 예상치인 5.0∼5.25%보다는 "약간 더 높아야 한다"며 불러드 총재와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메스터 총재는 "우리는 아직 5%를 넘지도, 5%에 이르지도 못했다"며 "너무 적게 긴축하는 것에서 오는 리스크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도파로 분류되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델라웨어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 번에 0.75%포인트를 올리는 시절은 끝났다"면서 "앞으로 0.25%포인트의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맞섰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