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도 정확히 맞히기 힘든 게 바로 환율이라고 하죠.
그만큼 변수가 많아서 예측이 어렵다는 것인데요.
환율 전망과 그에 따른 변수들. 경제부 김보미 기자와 보다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확실히 환율이 대세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든 걸로 보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환율에는 변수가 너무도 많습니다.
방향을 언제 틀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게 또 환율이라는 것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그런 다양한 변수들 중에서도 3가지를 집중적으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앵커>
하나하나 짚어보죠. 첫 번째 변수부터 볼까요
<기자>
네. 우선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폭입니다.
당장 다음달 1일이면 연준이 올해 첫 번째 FOMC회의를 열게 되는데요.
여기서 금리인상폭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서 환율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현재로서는 25bp 인상이 유력한 거 아닙니까?
<기자>
네. 베이비스텝이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물가가 조금씩 잡히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요.
일각에선 다음달에 50bp 인상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냐 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하긴, 지난달 고용지수가 예상치를 넘어섰고, 실업률도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죠.
<기자>
네. 그런데 고용지표에서 더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입니다.
1월 첫째 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감소했는데요.
시장전망치보다 낮았고,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19년 평균치보다도 낮은 수치였습니다.
사실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메타 등과 같은 대형 IT기업과 금융권 등에서는 지난해부터 직원들을 대규모로 정리해고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을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늘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실제 통계를 열어봤더니 이 건수가 오히려 줄고 있더라 라는 것입니다.
<앵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직장에서 해고된 구직자들이 바로바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서비스 직군이라든지 스타트업 등에서 이렇게 해고된 구직자들을 대거 채용하면서 받아주고 있는 것인데요.
심지어 급여 수준도 기존에 IT업계나 금융업권에서 받는 것보다 더 높여줬습니다.
<앵커>
연준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부분이겠네요.
소득이 늘면 그만큼 소비여력도 커질 테고, 그러면 물가가 또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미국 연준 입장에선 고용지표가 꺾여야 소비여력이 줄면서 물가가 눈에 띄게 잡힐 텐데, 지금 돌아가는 걸로 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보니 더 과감하게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50bp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국내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점도 환율 변수로 지목이 되고 있거든요.
이 부분도 살펴볼까요.
<기자>
경상 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물건이나 서비스의 수출입, 또 주식ㆍ채권 거래 등 종합적으로 봤을 때 국내로 유입된 달러보다 밖으로 빠져나간 달러가 더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이건 우리나라에 달러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달러가 희소해지니 그 가치가 올라가게 되는데요.
이게 결국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경상수지에는 단순히 무역뿐 아니라, 해외여행을 얼마나 오고 갔느냐까지 포함됩니다.
무역수지보다 훨씬 더 큰 개념인데, 그런 경상수지도 적자라는 것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철강제품 등에서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한 것인데요.
12월은 물론, 올해 상반기까지도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그런데 경상수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이기도 하거든요.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의 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지면서 한층 더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변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살펴볼 환율 변수는 어떤 것입니까.
<기자>
일본 중앙은행의 YCC(국채수익률곡선) 정책 수정 여부입니다.
<앵커>
일본 BOJ가 오늘부터 이틀간 회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텐데요.
YCC 많이 들어봤지만 헷갈려 하시는 시청자부들도 계실 것입니다. 어떤 정책입니까?
<기자>
쉽게 말해서 양적완화 정책입니다.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단 목표치를 정해놓고 이것을 넘어가는 채권은 중앙은행에서 무제한적으로 매입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목표치를 만약 1%로 잡아뒀다라고 한다면, 금리 1%를 넘어가는 10년물 국채는 중앙은행이 모조리 사주는 것입니다.
<앵커>
일본이 워낙 소비가 안 살아나다 보니까 기준금리는 -0.1%로 고정해놓고 돈을 풀어서 부양하는 것입니다.
<기자>
그렇죠.
일본은행은 지난달에 이 목표치. 즉 국채를 매입해주는 금리 기준선을 기존 0.25%에서 0.5%로 올렸습니다.
매입 규모를 일부 줄였다는 거죠.
이 같은 긴축 기조에 엔화 가치가 최근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 중앙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그 기준선을 0.75% 혹은 1.00%로 더 올리거나, 아니면 아예 이 정책 자체를 폐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이 금리인상을 하면, 우리 환율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거죠?
<기자>
네. 자산배분을 해야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일본 시장은 증시 규모로 보나, 통화 결제비중으로 보나 버릴 수 없는 시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중앙은행이 긴축을 하고 있다.
그럼 환차익도 대거 챙겨갈 수 있을 테니 외국인으로서는 투자를 더 늘릴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겠죠.
이러한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엔화 대비 달러 약세를 유발하면서 원화도 환율에 득을 보는 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인데요.
만약에 시장 예상과는 달리 일본은행이 이번에 YCC정책에 어떤 변화도 주지 않을 경우엔 일시적으로나마 엔화 약세, 그리고 원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환율이란 것이 이렇게 참 여러 경제지표들과 얽혀 있고 또 경기 흐름, 투자전략 등을 판단하기에 이것만한 게 없다보니 늘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