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안의 마련이 늦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가상자산 회계정보 공시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당국 차원에서도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도입할 방침인데,
소비자를 보호할 거냐, 아니면 산업 성장을 도울거냐
규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제각각입니다.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가상자산 시장에서 잇달아 발생한 사고들로 인해 건전한 시장 조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율체계 마련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
금감원이 나선 이유는 가상자산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력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국내 금융사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777억원.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의 0.4% 수준에 불과해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릅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상자산과 국내 증시의 가격 동조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입니다.
[ 이호섭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부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가상자산 투자를 목적으로 예치힌 고객 비중이 전체 예치금 규모의 지난해 3월 기준으로 49% 상당히 많습니다. 뱅크런이 나올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당국은 단기적으로 자금 세탁과 상장기업 ICO(가상자산공개)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자산 서비스, 금융사 참여 확대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테이블코인과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가 은행예금을 대체하는 시기가 올 경우, 위험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미국에서 책임 있는 금융혁신법안(RFIA), 디지털상품소비자보호법(DCCPA) 등의 법안이 발의되고 규제가 어느 해보다 강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규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규제 눈높이는 아직까지 저마다 다릅니다.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 교수 : 혁신을 가로막지 않는 명제는 충분히 동의를 합니다. 과연 규제 기관의 역할이 소비자를 보호하고 형펑성 있는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인지, 아니면 혁신을 진흥하는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당국은 일단 모니터링 등을 시작으로 규제 수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회계기준 적립을 통해서 회계 정보 공시를 유도하는 것이 시장에 기초적인 작동 원리를 마련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착안했습니다. ]
당국은 또 이르면 이달 내 금융규제혁신회의를 통해 증권형 토큰(STO) 증권성 판단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입니다.